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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을 타고 만나는 민트빛 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루이스에서 카누 즐기기

by 정그루 Mar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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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여정]

8/7: 버나비(밴쿠버)에서 차 타고 여행 시작, 브라이덜 폭포 보고 골든 도착

8/8: [골든] 골든 스카이브리지, 키킹 홀스 보행자 다리, 세상에서 가장 큰 노, 에메랄드 레이크, 타카카우 폭포

8/9: [밴프] 밴프 도착, 다운타운 구경, 쇼핑, 안내소, 파크 뮤지엄, 보우 강 & 폭포, 캐스케이드 오브 타임 가든, 서프라이즈 코너 뷰포인트, Mount Norquay Lookout

8/10: [재스퍼 가는 길] 보우 호수, 페이토 호수, 워터 파울 레이크스, 콜롬비아 아이스 필드, 루이스 레이크

8/11: [밴프+캔모어] 밴프 곤돌라, 그래시 레이크스 트레일, 밴프 스프링스 호텔 구경, 밴프 다운타운 야경

8/12: [레이크 루이스+모레인+@] 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모레인, 바이 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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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여행의 마지막 날을 레이크 루이스와 레이크 모레인으로 아름답게 장식하다니 기뻤다.


셔틀을 타고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을 갈 사람들은 Park and ride라는 곳에서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야 했으므로 밴프 숙소에서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밴프 안녕 ㅠㅠ) 레이크 루이스로 향했다.


루이스 레이크 옆에 있는 아주 작은 주차장은 벌써부터 만석이라고 노란 전광판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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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and ride


셔틀 탈 모든 사람들의 차를 맡아주기 위해 주차공간이 어마어마하게 광활했는데 아침 8시 부근인데도 생각보다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어 놀랐다. 성수기의 여행이란 이런 건가 보다. 어쨌든 주차를 성공하고 셔틀버스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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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한 장소에 천막(?)이 여러 개 있다. 사설 셔틀버스들도 이곳에서 출발하는 곳들이 좀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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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오두막 같은 곳에 가서 우리의 예약 내역을 보여주고 버스를 탈 수 있는 종이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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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공식 파크 캐나다의 셔틀 줄 서는 곳. 아까 받은 종이를 들고 줄을 서 있으면 된다.


 셔틀은 레이크 루이스와 레이크 모레인을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어느 호수를 먼저 갈 건지는 예약할 때부터 미리 정하고 그에 따라 첫출발을 해야 한다. 나는 내가 뭘 예약한 줄도 몰랐다가 레이크 루이스 쪽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레이크 모레인 쪽에 줄 선 사람이 조금 더 많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무 줄이나 가도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직원은 예약한 대로 첫출발을 하라고 한다니까 그냥 내가 예약한 쪽에서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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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모레인 둘 다 너무 귀중한 호수이지만 레이크 모레인이 관광하기가 훨씬 힘들다.


레이크 루이스는 페어몬트 호텔에 숙박을 하거나 애프터눈 티를 예약하거나 운 좋게 주차장에 차를 대면 구경을 할 수 있고, 또 다른 계절에도 볼 수 있는데, 레이크 모레인은 특정 기간(여름 부근)만, 자차는 안되고 꼭 셔틀로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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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금방 셔틀이 도착했다.







내리자 보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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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의 레이크 루이스였다. 8시 부근에는 아직 해가 쨍쨍하지 않아 호수 색깔도 약간은 침침한 느낌이다.


대신에 덜 질리고 계속 봐도 편안했다. 나와 같은 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요리조리 잘 피해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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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쓰기는 나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이렇게 찍어오고 평생 안 봤을 것들을 읽게 하니까!


호수의 아름다운 빛깔은 이 물이 빙하이며, 빙하 물이 돌을 미세하게 간 입자와 함께 있어서 빛이 아름다운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다 먹는 것 같다. 겨울에는 돌 입자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으니, 얼음이 막 녹을 즘 레이크 루이스에 오면 좌측 상단 사진처럼 색다르게 푸른 레이크 루이스를 볼 수 있다 한다. 깊은 곳은 70미터까지도 된다고 하니 가늠이 안 된다.

여름에도 수온이 10도 정도라는데... 물에 들어간 사람을 내가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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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루이스 주위로 이렇게 작은 갈래의 호수도 볼 수 있다.


우리는 강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볼지, 호텔 안을 구경할지 고민하다가...


얼른 카누부터 타고 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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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이 없을 때 냉큼 타야지 싶어서!


줄을 서고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햇볕이 쨍쨍한 오후의 레이크 루이스가 더 아름다워서 줄을 안 섰나 싶었다. 그래서 모레인 먼저 갔다가 햇빛 쨍쨍한 루이스를 보고 호텔에서 뭔가 먹고 카누를 타려고 모레인 줄이 많았나? (라는 상상은 방금 덧붙였다.)


 내가 알고 상상하던 빛깔이 아닌 호수에서 카누를 타서 조금 아쉬운 마음을 간직한 채 직원분과 스몰 톡을 해 보니 오후가 사람이 더 많은 건 맞다고, 하지만 직원분은 차분하고 아름다운 이 아침의 레이크 루이스를 더 좋아한다고 하셨다.


말이라는 건 이렇게 중요한 거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에메랄드빛을 숨기고 있는 지금의 호수도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그 차분함이 동양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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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가득한 호수에서의 카약은 그 가치만큼이나 사악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 에메랄드 1시간 $100

* 루이스 1시간 $165

* 모레인 1시간 $160

(세금 별도, 캐나다 달러이므로 0을 3개 붙이면 됨)


아무래도 레이크 루이스의 유명세가 대단하다 보니 가장 비싼 것 같고, 모레인도 접근이 워낙 까다롭고 물 색이 신비로우니 비싼 것 같다. 근데 이번 여행에서 햇빛 쨍쨍한 에메랄드 레이크가 숨 막히게 아름다웠던 기억이라 줄만 길지 않으면 난 에메랄드 레이크에서 카누를 타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사실 며칠 전에 에메랄드 레이크 갔다가 카누 타려고 줄을 섰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돌아와서 여기서 꼭 카누를 타야 했다.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 뽕에 빠진 내가 아무래도 레이크 루이스에서 카누를 타야 상징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에메랄드를 포기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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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 탑승에 가까워지면 이렇게 종이를 나누어 준다. 작성해서 제출하면 된다.


난 멋진 에세이스트니까(?) 구글 번역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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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쓰여있을 때는 대충 읽고 흘렸는데 한글로 보니까 의미가 강력하게 다가온다.


"책임 면제"


"청구 포기"


"위험 부담 및 보상 계약"


모든 단어가 주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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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능숙한 솜씨로 카누를 올리고 또 호수로 카누를 쓱 미는 숙련된 직원분들이 보인다. 기다림의 끝으로 왼쪽 기념품 같은 보트하우스를 스치고 나오게 되었는데, 보트하우스의 점원도 밝고 친절한 느낌이었다.



저기 일부 보이는 매우 유명한 페어몬트 호텔. 1박에 2백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숙박하면 카누 시간도 예약할 수 있고 카누 이용 가격도 더 좋은 것 같다. (당연히 그래야겠지?저기 일부 보이는 매우 유명한 페어몬트 호텔. 1박에 2백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숙박하면 카누 시간도 예약할 수 있고 카누 이용 가격도 더 좋은 것 같다. (당연히 그래야겠지?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간단한 설명을 듣고 구명조끼를 입었다. 노를 받고 카누에 타기로 했다. 나에게 앞자리를 흔쾌히 권해준 그에게 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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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짜리 한 시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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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레이크 루이스에 와서 카누를 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설렘이었다. 한껏 여유롭고 즐거울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뭔가 카누를 생각보다 열심히 저어야 해서 '이거 힘든데...?' 싶기도 했지만. 이 에메랄드빛 강에 폭 들어가진 못해도 노라도 저어본다는 게 기뻤다.


 멀리서 보면 한치의 흠결도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물결을 가까이서 보면 가련한 벌레들의 죽음을 곳곳에서 목도할 수 있었다. 바람에 따라 우리의 노 젓기에 따라 이래저래 파동이 일어나는 물결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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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진한 레이크 루이스를 감상하다 해가 쨍하게 뜨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 물빛이 한순간에 확 바뀌어서 마법 같은 환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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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레이크 루이스의 빛깔이 점점 드러나는 중이다.



노를 젓다 힘들어서, 또 찬찬히 감상하고 싶어 한 자리에 가만히 있을 생각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이 보이는 반대편 끝까지 열심히 노를 저어 가고 있었다.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따라가는 느낌도 있었지만, 뭔가 신나게 둘이 노를 저어 가는 재미도 있었고, 저 산을 더 가까이에서 보는 건 카누를 타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경험이겠다 싶어 열심히 노를 저어 갔다. 우리는 꽤 많이 갔지만 시계를 보고 놀라 끝까지는 가지 못하고 바쁘게 보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만약 산 바로 가까이까지 노를 젓고 가 보고 싶으시다면 가는 데 30분 오는 데 30분이 걸리므로 한 시간 동안 기똥찬 팔운동을 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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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춰서 유유자적하는 순간이....


너무너무 행복했다...


돈 쓸 가치가 있었던 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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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풍경에 쨍한 빨강 카누가 무슨 일일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귀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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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짙은 색으로 만났던 레이크 루이스가 해의 움직임과 빛의 정도에 따라 티파니 블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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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쨍한 에메랄드빛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살짝 구름도 있는 날씨였지만 모든 빛깔을 다 볼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좋았어요...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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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호텔뷰는 공사 중이어서 공사 소리가 좀 났던 기억이 있다. 호텔 건물 자체는 여기서 봤을 때 유난히 고풍스럽다거나 너무 아름다운 느낌은 아닌 것 같다. 어느 사진 속에서였는지 레이크 루이스랑 같이 찍혀 나올 땐 진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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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한 시간을 금세 보내고 카누를 반납하고 나오는 길. 햇빛 덕에 색깔이 많이 밝아지고 예뻐진 레이크 루이스다. 보트하우스에서 나오면서 대충 찍은 사진이 의외로 예쁘게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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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루이스 주변을 걸으면 이렇게 수심 얕은 곳들을 볼 수 있는데, 이 호수가 탁하긴 해도 매우 맑아서 강 내부가 잘 보이는 점이 또 신기한 포인트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관광을 마치고,


다음 글에서 호텔 구경과 레이크 모레인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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