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의 맛 04화

훔친 가다랑어포로 네코맘마

네코맘마

by Becky

“아, 배가 고파졌다.”

매일 아침, 기상 알람보다 더 이른 시간에 울리는 배꼽 알람 덕에 눈을 뜬다. 눈은 떴지만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는 덮고 있던 이불을 한껏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안간힘을 써본다. 하지만 매번 배고픔이 게으름을 이긴다. 매일 몸을 억지로 일으켜 냉장고를 열고 한참을 서 있다가 “김치 쉬어빠진다!”라고 으름장 놓는 엄마의 잔소리에 대강 손에 잡히는 반찬으로 식사를 해결하곤 한다. 예전에는 낫또에 빠져 달걀노른자와 낫또, 흰 쌀밥, 김 정도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는데, 이마저도 귀찮거나 물리면 엄마 모올래 가다랑어포를 집어 든다.


엄마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가다랑어포 중 가장 면적이 넓고 얇은 것을 사 가끔 국물을 우릴 때 사용하곤 하는데, 멸치 우린 맛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고 가다랑어포 우린 맛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단다. 대형마트보다는 시장을 선호하는 엄마의 취향 탓에 가다랑어포를 집어 먹다 걸리는 날에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대형마트와 집 사이 거리가 꽤 되서 가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가다랑어포 한 봉지 사려고 마트까지 가긴 귀찮으니 이해는 가지만 씁쓸하다.)


그래서 가다랑어포를 훔쳐먹기 위해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 티가 나지 않을 만큼만 덜어낸다. 개인적으로 가다랑어포만 먹으면 짭짤한 종이를 먹는 것 같아 썩 좋아하지 않지만, 따뜻한 밥에 버터 한 숟갈 정도 얹어 가다랑어포와 약간의 쯔유를 뿌리면 별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오묘하게 입맛이 당기고 맛있다. 간장버터밥과 비슷한데 달짝지근하고 비릿함이 더해진 맛이랄까. 버터와 가다랑어포 탓에 목이 막히면 따뜻한 국물을 후루룩 마셔 목구멍을 촉촉하게 적시면 소소한 행복에 잠길 수 있다.


‘네코맘마’라고 했다. 일본 TV 드라마 <심야식당>을 통해 알게 된 음식인데, 네코맘마라는 이름을 직역하면 고양이밥이다. 그래도 고양이밥보다는 네코맘마라는 어딘가 그럴듯한 어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고양이가 먹이처럼 생겼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맛이 날 것 같은, 아침에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가다랑어포를 꺼내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 음식. 오늘 아침도 네코맘마를 먹으며 ‘고양이형 인간’이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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