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건강 전문의 선생님이
이 책의 저자들은 10대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많지만, 작 그들이 열정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를 알려 주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닫고 이 책을 썼습니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요.
이 책의 문지현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가상의 사춘기 여학생들을 설정했어요.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듣고 답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 책을 구성했습니다. 저자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은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모범생, 활달한 성격이지만 뚱뚱한 몸매가 콤플렉스인 아이, 성격이 까칠한 아이, 우유부단한 아이,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아이입니다. 이들의 고민은 각각 질투와 시기심, 열등감, 경쟁심과 좌절감, 외로움, 애착과 불안인데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감정이 친구 관계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관계에서 오는 갈등의 대부분은 문제를 상대방에게서 찾는 오류를 범할 때 생겨난다고 말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진득하게 들여다보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일 겁니다. 따라서 저자들은 무조건적인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 답을 만들어 나가고 그 결정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고 도와주고도 원망을 들은 주희가 등장해요. 저자들은 주희에게 이제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팔 저울 위에 주희의 가치를 올려놓고,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주희와 남의 뜻대로 끌려다니면서 살기 싫은 주희 사이에서 더 기울어지는 방향을 선택하라고요.
참. 저자들이 ‘친구 문제’를 주제로 이 책을 쓴 이유가 있는데요. 한 중학교에서 실시한 <청소년 인식 조사>에서 32%의 학생이 고민 1순위로 ‘친구 관계’를 꼽은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춘기 학생들은 다른 어떤 문제보다 친구 관계에 관심이 많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더더욱 친구 문제로 방황하기 쉽지요. 어떻게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편 이 책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읽으면 좋은데요. 책 속에 부모님을 위한 「부모님께 부탁드려요」, 「이런 행동은 조심해 주세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코너가 있거든요. 이해 불가능한 자녀와 제대로 소통하고 싶다면 해당 코너들을 눈여겨보면 됩니다. 또한 이 코너들은 자신의 고민을 가벼이 여기거나 쉽게 지나치는 어른들에 실망했던 10대 청소년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어른들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역할도 합니다.
자녀가 친구 문제로 인해 힘들어할 때 저자들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최대한 진지하게 접근하고 공감하되 질책하는 말을 삼가라고 말합니다.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어떤 형태로든 반기를 들기 마련이라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은 아이들은 인간관계의 중심을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로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살아가면서 아무 문제도 맞닥뜨리지 않을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을지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는 게 중요할 텐데요. 이 책이 그 답을 찾는 데에 소중한 나침반이 될 거예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8월 15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8/14/20220814010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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