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

-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by 김뭉치

이 책은 음악학자의 시선에서 베토벤을 사유하고 평가했던 기존의 베토벤 관련서들과는 달리 ‘연주자’의 입장에서 베토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2012년 한국인 최초로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와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 1위를 기록한 피아니스트입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장 ‘악성 베토벤, 모두를 하나로 만들다’에서는 왜 지금 우리에게 베토벤이 필요한지 들려주고, 그의 음악이 어떻게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되었는지 살펴봅니다. 2장 ‘운명을 극복하고 음악의 틀을 깨다’에서는 베토벤의 고난과 투쟁, 틀에 얽매이지 않은 예술성을 연주자의 시선에서 조명합니다. 저자는 베토벤이 오선지 위에 운명과의 투쟁을 그렸다고 말하고 있지요. 베토벤이 고결하고 완전무결한 성인(聖人)이어서 우리에게 불멸의 영감으로 남은 것이 아니라 그저 고난 앞에 굴하지 않고 우리와 똑같이 주어진 선택의 순간에 충실했을 따름이라고요. 노트에 "체념, 받아들임, 받아들임!"이라고 적기도 했다니 말 다 했죠, 뭐.


3장 ‘고단한 거장의 길’과 4장 ‘고통을 넘어 영원으로’에서는 청각 장애와 낮은 사회적 계급으로 인해 베토벤이 느꼈을 좌절감을 들여다봅니다. 3장과 4장을 통해 정서적인 문제들이 결부된 길고 긴 어두운 시기를 지나 심적 고통을 초월한 베토벤의 생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임현정 지음 l 출판사 페이스메이커 l 가격 1만6000원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저자가 연주한 베토벤의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데요. 책 속에 QR코드가 삽입돼 있어 베토벤의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독서 경험이 가능합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흔히 클래식 음악을 지루하거나 고지식하며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역사에 이름을 떨친 위대한 음악가들의 음악’이라는 프레임이 씌어져 그들의 음악과 삶이 신격화된 것도 한몫할 거예요. 그러나 스승인 하이든과 만나서 마셨던 커피의 가격까지 가계부에 상세히 적어 내려간 베토벤의 일생을 읽다 보면 그가 단지 역사 속 고루한 인물이나 신성(神聖)이 아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악성(樂聖) 베토벤이 아닌 인간 베토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베토벤은 깊은 우정을 나눈 안나 마리 폰 에르되디 백작 부인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는 오직 고통과 즐거움을 위해서 태어났으며, 우리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은 고통으로부터 기쁨을 이끌어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고통을 받아들이고 고통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말하기까지 베토벤은 얼마나 깊은 고뇌 속에서 번민했을까요? 그리고 이런 결론을 이끌어내기까지 어떤 성숙의 시간을 거쳤을까요? 베토벤의 삶으로 그의 음악을 이해해보는 책을 통해 직접 답을 찾아보세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8월 8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8/08/20220808000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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