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 관한 거의 모든 과학적 사실들

- 《새의 언어》

by 김뭉치

미국의 대표적인 조류 관찰자이자 새 일러스트레이터인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의 책입니다. 저자는 조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새에 푹 빠져 일곱 살 때부터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조류 도감을 만들었는데요. 어른이 된 저자는 새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수많은 책을 펴냈고, 자연 상태의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즐기는 행위의 즐거움을 미국 전역에 전파하며 ‘시블리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20여 년의 세월 동안 저자는 한결같이 새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왔는데요. 조류 연구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미국조류관찰협회가 수여하는 로저 토리 피터슨 평생 공로상을, 뉴욕 린네 학회에서 아이젠만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새들은 작은 나뭇가지 위에서 자면서도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 새들은 대체 어떻게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등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됩니다. 소위 ‘새 아빠’로 통하는 저자가 새의 행동 중에서 특히 흥미롭고 놀라운 부분에 대해 들려주며 새의 모습과 생활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새들이 브이(v)자 대형으로 날아가는 이유나 이빨이 없는 새가 음식을 소화하는 방법 같은 건 그래도 몇 번 들어본 것 같은데, 우리가 ‘새 모이만큼’ 먹으려면 매일 커다란 피자를 스물일곱 개씩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둥지를 떠나지 않고 양육을 돕는다는 믿음직스러운 1년생 까마귀는 또 어떻고요? 새가 만족감, 불안, 자부심 등의 감정을 통해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목표를 이뤄나간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었나요?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 l 김율희 옮김 l 출판사 윌북 l 가격 1만9800원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새들의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독수리의 경우, 우리보다 다섯 배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열여섯 배 많은 색깔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왜가리와 백로는 물속의 먹이를 겨냥할 때 수면에서 시각이 굴절되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원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고요. 군함새는 한 번에 몇 주씩 쉬지 않고 날아갈 수 있고, 수탉은 아주 큰 소리로 울어도 고막이 상하지 않는다지요. 큰부리바다오리는 수심 60m의 깜깜한 물속에서 숨도 쉬지 않고 잠수하는 능력이 있답니다.


한편 이 책은 그간 새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해온 지혜를 풀어내는 진화 역사서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언제나 등에 새끼를 태우고 헤엄치는 검은부리아비, 짝을 지어 춤을 추는 ‘흥 부자’ 캐나다두루미들, 무더운 낮에 그늘을 찾아 쉬는 갈색풍금새 등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우리보다 더 멀리, 더 많이 보는 날개 달린 과학자들에게 한 수 배워볼까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8월 1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8/01/20220801000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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