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짝이는 박수 소리》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청인을 ‘코다’라고 부릅니다. 코다(CODA)란 ‘Child of deaf adult’의 앞 글자를 따 줄인 말이에요. 이 책은 한국에서 코다로 자라며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를 만들기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이길보라 감독이 직접 쓴 에세이입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또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섬세하게 알려주는 책이지요. 나와 전혀 다른 타인의 삶을 구석구석 간접체험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인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청각장애인들의 수화에서 따 온 건데요. 농인들은 손뼉을 마주치는 대신 양손을 높이 든 채 손을 반짝반짝 흔들며 박수를 친다고 해요. 이 책이 입 대신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제목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농인 부모 이상국과 길경희 사이에서 태어난 이길보라 감독은 이 책을 통해 침묵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농인과는 달리 모든 소리가 너무나도 잘 들리는 당신의 세계는 어떠하냐고 묻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길보라 감독은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의 어린 시절부터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기까지를 예로 들며 청각장애를 가진 이들의 성장 과정과 삶, 그리고 사랑에 대해 들려줍니다. 이후 코다인 이길보라 감독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데요. 청각장애 부모에게 말 대신 수화를 먼저 배우고 손으로 옹알이를 하며 만난 세상, 소리의 세계와는 사뭇 다른 침묵의 세계에서 자라며 혼란스러웠던 일화들이 펼쳐집니다.
또 농인 친구 예린의 통역 도우미 활동을 하다 새롭게 맞닥뜨린 문제점을 짚기도 하는데요. 농인 친구를 돕다 보니 통역을 위한 노트북을 놓기조차 애매할 만큼 지나치게 높고 더러운 학교의 책상과 캠퍼스는 두 개인데 근무자는 한 명 뿐인 교내 장애학생제원센터의 근로환경 등에 눈뜨게 된 거죠. 이밖에도 농인문화의 천국인 미국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자신이 코다라는 것을 알게 된 이길보라 감독이 코다인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깨달은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올해 3월 28일, 이 책처럼 코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 <코다>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함께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농인의 세계를 이해해보려는 청인의 노력이 빛나는 이 책과 함께 이길보라 감독의 동명의 다큐멘터리, 청인의 꿈을 듣는 농인의 이야기가 담긴 미국영화 <코다>까지 감상한다면 코다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질 거예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9월 19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9/18/20220918014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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