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리뷰
엄마는 말하곤 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비밀이 있다고. 우리는 어떤 사람을 절대 알 수도, 믿을 수도 없다고. 가끔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비밀을 만든다고.
- 다시 벨 지음, 노지양 옮김, 『부탁 하나만 들어줘』, 현암사, 2018
지난 5월 2일에 이런 일이 있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것. 아내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잉했다며 "아내가 그랬다. 정말 슬프다. 솔직히 말해서 집에서 쫓겨난 기분이다. 정말 속상하고 아프다. 딸이 '엄마가 팔로우 하지 않은 아빠'라고 놀릴 거다. 그리고선 방귀 방아쇠를 당기겠지"라고 한 거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남편 라이언 레이놀즈를 언팔했을 뿐만 아니라 “에밀리에게 무슨 일이?(What happened to Emily?)”라는 글만 남긴 채 모든 게시물을 삭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독특하게 영화 속 설정을 차용한 것임이 밝혀졌다. 그 영화가 바로 ‘A Simple Favor’, 곧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부탁 하나만 들어줘>다.
이 영화의 가장 통쾌한 점은 두 여성 캐릭터가 극을 끌고 간다는 거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도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흡사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스타일리시하고 빠른 연출이 돋보인다. 어찌 보면 막장에 가까운 스토리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실종이라는 점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를, 브이로그를 적극 활용해 실종된 이의 자취를 더듬어간다는 점에서 <서치>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에서 특히 성장하는 것은 스테파니인데, 맞지 않는 에밀리의 블랙 드레스를 입는 장면에서 그녀의 관점 변화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에밀리의 옷장을 차지하게 된 스테파니는 그중 가장 돋보이는 에밀리의 블랙 드레스를 입어본다. 그러나 드레스는 스테파니에게 너무 타이트했고, 그녀는 지퍼를 내리려 안간힘을 쓰지만 꽉 낀 옷은 내려가지 않는다. 이제 드레스는 스테파니를 옥죄고, 불시에 들이닥친 형사까지도 그녀를 턱끝까지 조이기 시작한다. 급기야 형사가 집을 떠나자 스테파니는 에밀리의 드레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그녀의 옷에서 완전히 탈출하기에 성공한다.
어떤 이들은 또 다른 이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삶에서 우리는 누구나 혼자이며 그 그림자가 나를 조종하는 친구라면 더욱 그러하다. 다행인 건, 엄마는 힘이 세다는 점이다. 엄마들은 벗어날 수 있다. 탈출할 수 있다!
스테파니의 브이로그는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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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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