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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시 Dec 08. 2022

돈의 심리학으로 본 '진짜부자'와 '가짜부자'

얼마 전 한 식당에서 어떤 이들의 대화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쯤 돼 보이는 남성 셋의 대화 주제는 여자와 돈이었다. 먼저 이어진 이야깃거리는 여자였다. "난 여자는 전문대 나와도 얼굴만 이쁘면 된다. 내가 돈 있는데 뭐. 학벌, 전문직 다 필요 없어" 이어 여행에 가서 호사를 누렸던 이야기, 비싼 물건으로 여자를 꼬시는 이야기 등 본인의 재력을 무기 삼은 허세가 이어졌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참 어이가 없으면서도 아직도 이러한 사고방식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대화의 주인공인 남자분이 얼마나 재력가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명확하다 생각한다. 그는 진짜 부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는 것. 주변에 부자라 칭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경제적 자유를 누린 파이어족이나 성공한 기업 대표님들을 만나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본인의 부와 성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과 자존감이 높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나 성공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갈구하는 이들일수록 현재 본인이 지닌 물건이나 사회적 지위, 네트워크를 자랑하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을 보곤 한다.

유튜브나 서점가를 둘러보면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나 책들이 늘 인기 상위권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 30대에 몇백억을 번 썰, 20대에 파이어족이 된 썰, 이렇게 저렇게 돈을 버는 법 등 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현재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나 역시 부를 이루고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은 마음은 동일하다. 다만 부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경제적 자유 보다 시간적 자유를 얻는 것이 '진짜부자'라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적 자유를 얻기 위한 밑 바탕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나의 부에 대한 신념을 일깨워 준 책 중 하나가 바로 '돈의 심리학'이다. 돈을 다룬 책이지만 흔히 다른 책들에서 다루는 투자 성공담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룬 '돈의 의미'에 대해 너무나 크게 공감한다. 그중 두 가지를 꼽자면 이 책의 한 페이지에 나온 두 단락으로 압축할 수 있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행복을 가로막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장애물이다.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당신이 가진 물건에 열광하는 것은 당신 자신뿐이다. 당신이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닐 때 사람들은 차를 보지 당신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질문해 보자.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멋진 차와 좋은 시계인가 아닌 면 사람들의 존경과 칭찬인가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후자일지 모른다 그런 것들을 얻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자동차 배기량과 번쩍이는 시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친절과 겸손을 통해서다.


명품 열풍과 함께 보여주기식 소비가 난무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이 크다 생각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의 피드를 보며 '나도 갖고 싶다', '나도 즐기고 싶다'란 마음에 값비싼 소비에 대한 열망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들은 소비로 돈을 번다. 그들의 소비 행위를 콘텐츠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쓰는, 구매한 제품을 홍보해야 돈을 버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소비를 통해 경제적 수익을 다시 창출할 수 있다면 맘껏 소비를 해도 된다. 하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


진짜 멋진 부자는 물건과 외관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명품을 걸친 것 같은 귀품이 있다. 그 사람 자체가, 내면이 명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인의 소비생활과 이목에 크게 관심을 두지도 않는다. 자존감이 높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으면 자산도 늘어난다는 것을 진짜 성공한 부자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부를 쫓는 지금의 사회에서 '나는 왜 부를 이루고 싶은지', '그 부로 무엇을 누리고 싶은지' 나는 진짜 혹은 가짜 부자는 아닌지' 한 번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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