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클럽 회장 이임식을 마치며...
1년 전, 내가 운동하는 배드민턴 클럽의 회장직을 제안받았다. 내 인생 어디에서도 그런 계획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얼떨떨하기만 했다.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회장을 하면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질 거야. 그럼, 오히려 운동할 시간이 줄어들겠지’, ‘그냥 운동만 하는 게 속 편하고 좋아’. 뭐 이런 생각들이 지배적이어서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니 클럽의 회장으로 1년 정도 봉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건강을 지켜준 배드민턴, 그리고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 동호회 회원들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다. 한낱 취미로 시작했던 배드민턴이었지만, 어느새 이 클럽의 운영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 있었다. 부담감도 잠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잘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책임감에 더해졌다. 클럽의 수입과 지출부터 체육관 대관 계약, 신규 회원 모집 등 공식적인 업무 이외에 회원들 간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과정들이 하나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안에서 배움과 보람을 찾았다.
돌이켜보면, 혼자 짊어져야 하는 외로움과 힘든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클럽을 운영하며 행복했던 순간이 많았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회원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을 볼 때였다. 새로운 회원이 들어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코치를 한 명 더 영입하면서 신규 회원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다. 때로는 의견 차이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주위의 응원이 힘이 되어 주었다. 여전히 그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 것은 내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긴 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하면서 겪지 않아도 될 마음고생을 한 이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아픔으로 존재한다.
며칠 전, 임기를 마치며 감사패와 꽃다발을 받았다. 이름이 새겨진 감사패를 손에 쥐고 있자니, 지난 1년간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따뜻한 기억들이 가슴을 채웠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시간이었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운영진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비록 회장직은 내려놓지만, 나는 여전히 이 클럽의 일원으로서 같은 코트 위에 설 것이다. 이제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셔틀콕을 쫓으며, 새로운 회장을 응원하고 함께 즐길 것이다. 1년간의 여정을 함께해 준 대청 배드민턴 클럽,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 진심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