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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브룩스 Feb 10. 2021

상품기획, 그 시작과 끝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상품기획, 이란 무엇인가

2장. 상품기획, 어떻게 해야 하는가

3장. 상품기획, 끝나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장. 상품기획이란 무엇인가


어떤 상품(*본 글에서는 상품과 제품을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이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흔히 설계 단계를 이야기하겠지만 설계보다 선행되는 단계가 있는데, 그게 바로 어떤 상품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고 구상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최종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인지, 기술을 자랑하기 위한 상품인지, 경쟁사를 따라 하기 위한 상품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첫 번째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만들어진 상품이고, 두 번째는 콘셉트 제품이고, 마지막은 시장 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만든 me-too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3가지도 모두 상품기획의 단계를 거친다. 이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물건은 저마다의 기획 단계를 거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문서를 통해 증명되든, 누군가의 발표를 통해서 알려지든, 머릿속의 구상이나 자료 서술 없이 바로 만들어지든 말이다. 형식을 구애받지 않지만, 어찌 되었든 ‘상품기획’ 이란 단계를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다. 구상이라는 인지적 행위를 통해서 말이다. 이러한 인지적 행위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된다.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니 “만들고 싶다”라는 소망에 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자. 일단 머릿속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인지, 그 아이디어가 어떻게 상품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지 말이다. 또한 이 상품을 통해서 어떤 유익을, 그 상품을 파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이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생각한다. 파는 사람에게 매출 상승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쓸모 있는 상품에 대한 자기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일반적인 상품의 성공법칙이다.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상품기획의 기본 원리가 되어야 한다. 상품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거나, 좋지 않은 상품을 싼 가격에 내놓는다는 것은 태어나자마자 죽는 것이다. 이런 상품은 그 어떤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니즈(Needs) 파악이다. 소비자의 니즈는 굉장히 단순하다. “이러이러한 게 난 필요해”라는 걸 만들어 주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시장에서 필요하단 걸 알고 만들어 준다고 하더라도 사지 않는 경우는 더러 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정말로 그 상품을 원했는지는 그 상품을 출시한 회사 외엔 알 수 없다. 제품을 만든 사람이 직접 얘기해 주지 않는 이상. 분석이 잘 못 되었던 지, 해석을 잘 못 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접근부터 잘 못 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어찌 됐든, 상품 기획자의 기본 마인드는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채야 한다. 상품기획을 처음 하거나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또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제법 있을 수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에는 설문조사, 컨설팅 보고서, 논문 실험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설문 조사에도 다양한 기법들이 존재하고 목적과 방법에 따라, 어떤 데이터를 얻고자 하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 기법들은 적용하여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제일 단순한 방법이 묻고자 즉, 궁금한 부분에 대한 설문을 여러 문항에 걸쳐 작성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고객)의 답변을 얻는 방식이다. 여러 사람에 대한 답변을 모아 공통되거나 유사한 것들을 묶고, 그 외 소수이기 하나 의미 있는 답변을 별도 정리한다. 컨설팅 보고서에 등장하게 되는 조사도 이와 비슷하나 좀 더 구체적이고 의도적이다. 논문에 나오는 실험 방식은 더욱더 구체적이고 목적성이 분명하다. 파악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3가지 방법에서 도출되는 데이터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볼 수 있는 좋은 출처들이다. 필자는 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들이기도 하다. 물론, 3가지 모두를 한꺼번에 적용하는 건 아니고 각각 필요한 부분에 적재적소에 적용해 활용하기도 한다. 이 데이터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가정하자, 그저 나와있는 데이터 그대로 상품을 만들 사람은 없다. 예를 들어, ‘여가 시간에 주로 어떻게 보내세요?”라는 질문이 했다고 하자. 소비자들은 어떻게 답변할까? 어떤 답변을 했든, 그건 나중에 보기로 하고 일단 중요한 건 이 질문에 주목해 볼 일이다. ‘여가 시간’에 주목해야 할까? 아니면 ‘어떻게 보내는지’에 주목해야 할까? 그건 상품기획자가 어떤 상품을 만들 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what’에 관심을 두고 봐야 할지, ‘how’ 에다 관심을 두고 봐야 할지 말이다. 이를 다른 말로 풀어보면, 목적과 방법(행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목적을 중심으로 봐야 할지, 방법을 중심으로 봐야 할지를 말이다. 좀 더 재밌게 얘기해 보면, 흔히들 하는 말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의 목적 중심의 사고와 “서울이야 당연히 가겠지만 어떻게 빨리 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하면 이는 방법 중심의 사고로 볼 수 있다. 목적이라면 팔고자 하는 상품만 있으면 된다. 그게 어떤 쓰임새를 가지든 (기본적인 고려는 해야겠지만) 팔 상품만 있으면 된다는 거다. 반면, 방법이 중요한 것이라면 이 상품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려하고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활용을 해야 할지를 파고들다 보면 결국 이 상품에 대한 포지셔닝을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된다.


포지셔닝 (Positioning)이란 사전적 의미로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사제품이나 기업을 가장 유리한 포지션에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 (출처, 두산백과)’, ‘포지셔닝은 소비자의 마음 또는 인식에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특정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강화하거나 변화시키는 전략’ (출처, 네이버 ‘광고전략’)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수많은 책들과 글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여기에서 설명하진 않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만 언급한다면 이렇다. ‘상품의 가격과 그 상품이 가지는 이미지’라고 본다. 요샛말로, ‘창렬스럽네’, ‘혜자스럽네’, ‘가성비가 좋네’, ‘갓성비네’ 등 하는 말로 좋다, 나쁘다로 그 상품을 평가하곤 한다. 물론, 상품의 포지셔닝을 고려할 때, 이런 것만 고려하는 건 아니다. 제품의 사양, 품질, 외관 디자인, 재질, 소재, 이미지, 콘셉트, 가격차, 브랜드 등 고려해야 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제품의 명과 암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이 틀림이 없다. 예를 들어, ‘에어팟’ 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를 떠올려 보자. 출시하자마자 모두가 조롱했다. 샤워기니 콩나무 대가리니 온갖 비난과 야유를 보냈다. 분명 이런 평가를 받았으니 이 제품은 실패할 것임이 너무도 자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박 성공’이었다. 그것도 초대박 이었다. 초기에 없어서 못 판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의 유행의 아이템, 소위 ‘인싸템’이 되어 버렸다. 무선 이어폰은 ‘에어팟’이냐 아니냐를 가릴 정도니 말이다. 에어팟을 앞서 얘기한 포니셔닝 관점에서 한 번 얘기를 해보자. 제품의 사양과 콘셉트는 이어폰이니 들려야 한다 그것도 아주 잘 들려야 한다. 이건 기본이다. 이어폰이 잘 들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근데,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면 블루투스 이어 폰치곤 훌륭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생각 외로 괜찮다는 것이다. 됐다. 이거면 성공한 거다. 그냥 잘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음질이 꽤 괜찮다는 것이니 말이다. 외관 디자인과 이미지는 초기에는 조롱의 대상이었지만 나중에는 인싸템이 더 이상 언급이 불필요하다. 재질은 플라스틱 소재다. 기존에 인박스로 제공되었던 이어 버드와 같은 소재라 이미 소재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가격적인 측면이다. 싸지 않다.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적정한 가격대, 충분히 구매할만한 가격대로 나왔다. 물론 그 뒤로 에어팟 프로 모델이 출시되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인식되긴 했지만 말이다. 기존에 블루투스 이어폰의 가격은 대부분 20~30만 원대로 형성되기 때문에 이에 비하면 에어팟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얘기가 된다. 브랜드는 이미 ‘애플’이라 더 이상의 설명은 삼가기로 한다. 비교해 놓고 보니 흠결 없는 제품으로 인식되는 건 기분 탓일까? 가격도 적당하고 성능과 품질도 좋으니 포지셔닝에 성공한 제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 20년(1월 기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출처) 자료에 따르면, 무선이어폰시장에서 54.4% 를 차지해 거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과연, 애플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 ‘에어팟’이란 새로운 제품이 필요하다고 봤던 걸까? 다음 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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