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에서 한쪽만 상대편을 사랑하는 일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눈을 맞춘다.
마주본다고 해서 모두 사랑은 아님을.
한 사람은 눈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어린 아이처럼 잔뜩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아스라이 맺힌 눈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다해 상대를 바라보고.
다른 한 사람은 목각인형처럼 초점 없는
메마른 눈을 한 채 허공을 응시한다.
일렁이는 눈물엔, 그 사람에 눈동자엔
맞은편 이의 상이 그렁그렁 맺혀있으나
인형의 눈은 아무것도 비추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