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배로 불려드릴게요.. 진짜로요..
VC를 만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는 누구보다도 급격한 성장을 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하나같이 똑같이 말하는 내용이며, 이런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이며 그나마 객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재무제표 등의 지표로 나타내서 IR 자료에 녹여내지 않으면 허풍처럼 보일 뿐입니다. 심지어 나름 객관적이라 생각했던 숫자들 마저도 심사역이 느낄 때에는 보기에만 좋은, 그냥 예쁜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스타트업 업체들은 투자사들을 쉽게 만나면서 우리 회사와 비슷한 아이템을 얘기하면서 투자를 너무나도 손쉽게 받아내는 거 같은데, 정작 우리 회사는 투자사들과 미팅도 하기 어려울뿐더러 어렵사리 만든 기회에서도 아쉬움만 남긴 채 씁쓸한 마음으로 뒤돌아서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건 미팅 당시에는 너무나 좋은 아이템이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하면서 우리의 창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면서도 심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미팅 후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를 당황하게하고 절망하게 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고는 합니다.
정말 무릎을 탁 칠만큼 누가 봐도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지 않는 이상, 투자사가 우리 회사에게 먼저 연락하고 돈을 싸들고 찾아오는 일은 영화 속에나 있을법한 얘기입니다.
특히나 글로벌 투자사들 같은 경우는 더더욱 연결이 어렵기 때문에 발로 뛰어 찾아서 콜드콜이나 콜드메일을 보내야 하며, 링크드인으로 1촌 맺고 메시지를 보내고 회사를 브랜딩 하면서 계속해서 알려야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사는 거절이 디폴트이며, 그래도 조금이라도 시간 내서 우리를 봐주신 업체에게 항상 감사인사와 함께 투자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업데이트드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다음 라운드에서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끈기에 투자해 주시는 투자들도 제법 많이 보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속된 말로 투자받기 전에는 투자사가 갑이고 투자금 납입 후에는 피투자사가 갑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저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믿습니다. 창업자들의 진정성, 아이템의 확장성, 산업의 미래... 무엇을 보고 아무것도 없는 우리 회사를 믿고 투자해 주셨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르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진정성 있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한마디 더 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이 제일 쌉니다.
그러니 저희를 믿어준 소중한 투자사 분들 제일 비쌀 때 돈 벌게 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