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릔이 Mar 02. 2024

고전(Classic)을 창업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스타트업이라는 유산(Legacy)을 전달할 수 있는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 문학, 고전 음악 등은 수도 없이 많으며, 길거리를 가다가 또는 지하철 타고 있을 때 등 의도하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쉽게 우리의 삶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나 오만과 편견 혹은 배토벤이나 모차르트의 교향곡들 아니면 비교적 현대인 아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등 이러한 고전작품들은 시간의 힘을 이겨내고 계속해서 재생산되면서 누가 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후대에 전달되고는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고전을 만들어낸 창작자들은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인고의 고통 속에서 누군가가 나아가 후대의 사람들이 본인들의 작품을 알아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서 만들어낸 걸작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회사라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 창업자들도 이러한 고전과도 같이 후대에도 알려지고 전달될 수 있는 고전과도 같은 스타트업인가? 아니면 사상누각을 쌓아 올리고 다른 누군가가 알아차리기 전에 얼른 Exit 하여 한몫 챙기고 도망가려는 모습은 아닐지를 자문해 보았을 때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스타트업은 끊임없는 혁신, 넘볼 수 없는 기술 장벽, 빠른 선점효과, 우리만의 기업 문화 등 각자의 방법으로 경쟁력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니콘이 되어버린 거대 스타트업조차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오랫동안 축적된 유산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엑싯하게 된다면 우리가 이룩했던 그 회사는 어딘가에서 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게 되고 이러한 업적들이 작게는 꼬리표처럼 또는 엄청난 평판이 되어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이며, 만약 그 엑싯이 '카카오'나 '토스' 등 유니콘이 되어버린 기업들과 같을 경우 한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회자될 것입니다. 심지어 실패로 인하여 중도 하차하게 되거나, 폐업하게 될지라도 이 역시도 하나의 스토리로 아니면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될 것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힘겹게 스타트업을 이어간다 해도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실패하게 된다면 더더욱 얻는 것 없이 우리의 스토리는 커다란 강물에 떨어진 지푸라기처럼 보이지도 찾을 수도 없게 돼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스토리나 평판을 바라면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고 초심을 잃게 되는 경우 내가 목표로 하는 문제 해결을 통한 세상의 변화보다는 소위 대표놀이라는 권력에 심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초심이 어떤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 순간이 온다면, 100년 역사의 리만브라더스나 가장 유니콘 기업 중에 하나인 위워크처럼 한순간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 곧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역사 속에 무너진 유니콘은 많습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의 끝과 목적지를 어디까지 내다보고 일하고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비전과 업무 방향 그리고 직원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되며,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을 이루지 못하고 중간에 멈춘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우리의 목표를 낮게 잡은 곳보다는 훨씬 더 멀리 그리고 높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유산(Legacy)이 과연 내가 일하고 머물고 있는 이 나라와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깊은 마음속에서 항상 되뇌어야 우리가 갈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유산을 만들어낸 스타트업은 지금 당장 발생하는 작은 외부요인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가라앉지 않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이러한 유산의 가치는 커지고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거나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을 구축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전무후무한 교향곡을 작곡하는 작곡가의 마음으로 음표 하나, 쉼표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오선지에 생각과 행동을 옮겨내며 다른 악기와의 조화를 고민하며 한 마디 한마디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초기 모델을 잘 만들어 Exit 하려는 회사가 아니라 커다란 왕국을 만들어 세상을 뒤흔들고 이름을 역사에 남기고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이전 01화 취업과 창업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