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망설이는 사람 중에 본인이 개발자인데 혹은 다른 일을 하다가 개발을 공부한 초보 개발자인데 더 실력을 쌓고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발 실력은 창업과는 무관하다는 말을 항상 드리고는 합니다.
스타트업 회사들은 창업자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대부분의 경우에서 소프트웨어 적인 접근 즉 Web이나 App을 통해서 제품들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품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선한 사회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 혁신이 되어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개발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게 되고 초창기 공동창업자 중에 Full Stack 개발자가 있으면 금방이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나라별로 개발 인력의 평균 실력은 천차만별에 흔히 말하는 개발자 철학은 더더욱 한국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나며, IT 친화적이지 않은 국가의 경우 경력직 개발자라 하더라도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 경험도 너무나 적습니다. 게다가 어느 나라에 가도 개발 인력의 인건비 차이는 매우 크며, CTO는더더욱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고용하는 순간부터런웨이는 숨 막히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어렵게 개발자를 채용 후 업무를 맡기려 하면 이들과 함께 협업하면 관리하는 게 더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들의 KPI를 단순히 코딩 줄 수로 KPI를 설정하게 되면 1~2줄이면 끝나는 코딩이 10줄로 늘어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기간을 준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프로젝트 일정관리에 골머리를 썩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게다가 업무를 분배하고 개발된 코딩을 함께 검토하며 코딩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상적인 업무는 없어지고 피가 거꾸로 솟아올라 한마디 쏘아붙이기라도 하면, 다음날 바로 출근 안 하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단순 사무직의 경우도 해외 인력은 컨트롤하기가 너무나 어려운데 개발자들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거의 끝판왕이라 보는 게 맞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초창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은 개발 인력이 아니라 경영자입니다.
물론 CTO로 개발자가 있으면 조금 더 유리할 수는 있으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CTO 가 익숙한 몇 가지 코딩 언어로 한정 지어 개발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POC 나 MVP는 노코딩 툴이나 가장 간편하고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하되 향후 외주 개발은 최대한 늦춰서 진행해야 합니다.
결국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개발 인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MVP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며,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MVP로 정말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고 더 나아가 이익을 내면서 회사로서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