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같은 스타트업
일을 하다 보면 수많은 업무 지시사항들을 직원들에게 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직원들의 고충은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내가 비전과 미션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그들에게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대화가 아닌 설교처럼 일방적인 의사 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의 운영은 육아와 참으로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키우고 싶은 대로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을 강조할 경우 지금 당장은 강압적으로 조금 더 수월한 육아(경영)를 할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성격이 위축되어 수동적인 사람이 되거나,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챙겨줘야 하고 또는 심한 경우는 반항이나 가출같이 엇나가는 등 언제 어디서 어떠한 부작용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있든 없든 직원들을 대할 때는 울고 있는 아기를 달래는 심정으로 시간이 걸리고 나의 감정 소모가 클지라도 직원들의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한 번 더 헤아려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들이 알게 모르게 봄 햇살에 눈이 녹듯 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직원들의 수많은 불만사항들은 일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문제가 훨씬 많기 때문에 위와 같이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만으로도 '이 직장은 그래도 인간적이고 다닐만하다.'라는 마음이 들게끔 합니다.
처음에는 내 팀이 아니라고 해서 직원들의 고충에 귀를 닫고 들리지 않는 척했던 부끄러운 지난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의 부모로서 자식을 키우다 보니 참고 인내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며 이래서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