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정확히 말하면, 새벽 2시경, 김사장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안기자, 나보다 먼저 자야 해. 알았지?” “응”이라 답하긴 했지만, 잠이 맘대로 되냐고. 김사장은 잠과의 사투를 벌이다 어제보다 두 배나 늦게 잤지만, (8분) 나는 그의 바람을 이뤄주지 못했다. 하지만, 전날처럼 자면서 싸우는 일도, 웃는 일도 없었다. 안 좋은 꿈을 꿨지만, 지난밤처럼 충격적이진 않았다.
오늘은 일요일. 첫날보다 훨씬 일찍 나왔는데, 훨씬 더 사람이 많다. 베트남 사람들은 일하지 않는 날에 가족과 함께 나와 아침을 먹는다. 식당마다 사람이 가득하고, 식사를 벌써 마치고 거리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베트남 첫 식사를 맛있게 한 식당으로 다시 갔는데, 빈자리가 없었다. 직원이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음악과 분위기 좋은 맥주전문점이었다.
옆집이 장사가 잘되니까 아침에 장소를 빌려주는 것. 쌀국수를 주문하고 음료수를 시키는데, 맥주집 메뉴판을 갖다 줬다. 먹을 건 식당에게, 마실 건 술집에게. 아침부터 경계를 허물어 버린 아름다운 협동 정신에 감동했다. 맥주와 함께 먹으니, 같은 쌀국수인데도, 엊그제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필경 내게는 인생 쌀국수. 우연히 맛본 쌀국수와 모닝 맥주의 환상적 콜라보.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와 식당과 술집을 한참 쳐다봤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손잡고 웃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내게도 잘 안 어울리는, 하지만 환상의 조합이 있다. 같은 동네 살지만 어려서 나이 차, 성격 차로 친해지지 않았던 후배 녀석. 하지만 둘은 각각 육신의 고통을 안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가까이 살면서 안 볼 수 없어 20년 만에 어색한 재회를 했다.
우리는 의외의 곳에서 불꽃이 튀었다. 음악. 취미 삼아 작곡하는 그는, 가사가 없어 제자리걸음. 가사? 까짓 거, 내가 대충 끄적여 주마! 창작의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서로 뜻을 맞추는 건 더 어려웠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을 거쳐 노래를 발표했다. ‘K팝스타’ 출신의 가수 손미진이 부른 모락의 ‘한 사람’. 우리에게 큰 기쁨이 되었고, 내게는 지금도 큰 위로가 된다.
‘가르치기보다는 같이 아파하고, 편 나누기보다는 작은 것도 나누고, 힘이 들어 지칠 때에 기도하며 참아내는 (…) 사랑 전한 그 한 사람’
닮은 사람이 같이 있는 것은 보기 좋고, 안 닮은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은 감동적이다. 물론 둘 다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