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여기가 베를린인지, 리옹인지 20230720
천천히 여유롭게 시작한 아침. 오늘은 따로 마켓을 가지고 않고, 어제 미리 사두었던 달달이들과 커피로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이 달달한 아이들이 입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나도 정상은 아닌 듯. ㅎ
하루 지났음에도 촉촉함이 사라지지 않은 나의 달달이들로 당보충, 커피로 카페인 보충해가며 업무 시작. 이미 팀에게 리옹에서 일하느라 일하는 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을 것이며, 대부분 중요한 업무들은 미리 처리해두거나 다음 주로 조정해둔 탓이 그다지 바쁘지 않은 오전을 보냈다.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 사실 크게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친구 집에서 중심가로 가는 길목에 꽤나 아티스틱 한 장소들이 모여있어 (한마디로 힙스터 동네), 그곳에 있는 카페도 들를 겸 리옹의 아티스틱 정서의 단면에 취해보기로 했다.
작업하고 계신 분이 너무 열중하고 계셔서 멀리서 살포시 찍어봤던 곳. 오래된 필름 카메라들이 즐비하여 카메라 덕후인 내 시선이 꽤나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
지역에 꽤 평점이 높은 카페가 하나 있어 방문해 보았다. 북유럽 분위기가 물씬.
랩탑을 가져와 작업하는 이들도 많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참 좋았는데, 기대에 한껏 부풀어 테이크아웃한 커피는 그저 그랬다.
정작 나에게 집을 빌려준 친구는 결국 만나지 못하고 베를린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리옹에서의 체류가 길어지자 전 직장동료가 아직도 리옹에 있냐며 DM을 보내왔다.
주말까지 있을 거라고 하자, 본인도 지금 리옹이라며- 알고 보니 이 친구 고향이 리옹이란다. (3년 넘게 같이 일했는데 몰랐음 ㅋ)
그래서 목요일 저녁, 급만남을 추진해 간단히 바에서 한잔하기로 했다. (아쉽게도 사진 없음)
C 양은 우리 팀에서 포토 스타일링을 담당했던 친구로 나와는 3년 넘게 같이 일했다. 개인적으로 엄청 만남이 이어지던 친구는 아닌데, 베를린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이 회사 그만두고 2년 만에 뜻하지 않게 리옹 한복판에서 만나게 되다니. 인생 참 모를 일이다.
C 양이 데려온 친구 두 명. 한 명은 우리 전 회사에서 잠깐 일했다고 하는데, 얼굴은 몇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말을 섞어본 기억은 거의 없는 친구였고, 나머지 한 명은 베를린에서 타투이스트를 하고 있는 친구라고 한다.
그렇게 네 명의 베를리너가 뜻하지 않게 리옹 한복판에서 칵테일 몇 잔을 기울여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타깝게도 바에서 찍은 사진은 얼굴이 다 나온 단체사진밖에 없다. 아래 사진들은 C 양이 조금 늦는다고 하여, 바 주변을 잠시 걸을 때 찍은 사진들.
한잔 더 하러 가자는 세 명의 베를리너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오늘 저녁은 피자를 먹기로 결심. 집을 빌려준 친구가 강추한 그 이름도 흔한 마리아. 이른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줄이 제법 길어서 주문하고, 피자를 픽업할 때까지 꽤나 기다렸다. 레스토랑에서 먹고 싶기도 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언덕에 있는 가게 덕에 경치를 친구 삼아 기다림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시원한 음료 한 잔과 정말 맛있게 먹었던 버섯피자. 그래도 친구가 추천해 준 곳 중 몇 군데는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내일은 리옹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마지막 날.
내일 꽤나 많이 걸을 예정이었기에 오늘은 일찌감치 쉬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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