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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Jan 20. 2024

성공이 종이 한 장 차이인 이유

나의 삶을 바꾼 태도 #1

잘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얼핏 보아서는 눈에 띄지 않아도, 사소한 행동과 마음가짐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 큰 차이를 불러온다는 뜻에서 나온 비유적인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 말은 조금 더 직설적인 의미가 있다. 진짜로 종이 한 장이 그간 나를 참 많이 변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 종이는 바로 나의 귀여운 계획표.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다.



심플하기 그지없는 이 표 안에는 가로로 30줄, 세로로 네 줄이 있다. 가로는 날짜별로 한 줄이라 총 서른 줄이다. 세로의 첫 칸에는 날짜, 그리고 나머지 세 칸에는 내가 매일 해내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 때에 따라 그것은 운동하기가 되기도 하고,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어떤 다른 행동이 되기도 한다.


이 계획표의 시작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나는 그 시절에도 욕심이 많았다. 특히 하는 건 없으면서 욕심'만' 많았던 것이 특징이었다. 전교 1등도 하고 싶었고, 날씬하고 싶었고, 영어도 잘하고 싶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딱히 행동에 옮기지 않는 나를 엄마는 일찌감치 훤히 꿰뚫어 보았다.


"이렇게 표를 만들어서 매일 끝낸 거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봐!"


라는 엄마의 조언에 내가 했던 대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짜증이 가득 담긴 말투로) 아니 어차피 지키지도 않을 건데 이런 걸 해서 뭐 하냐고!!!"


....ㅜㅜ ㅋ


휴 울 엄마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딸을 한 명의 인간으로 만들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그러나 엄마도 나도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나는 이 계획표를 시작했고,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매일 동그라미를 그려 넣고 있다는 걸.


일단 만드는 법이 간단한 점이 아주 매력적이다. 매 월 말에 노트북을 켜 엑셀을 열고 글자크기는 8, 칸 높이는 10 정도로 작게 만든 후 A4나 레터사이즈에 1/3 정도 채워지는 미니사이즈로 출력을 한다. 그리고는 다이어리 뒤에다 테이프로 붙여놓는다. 그나마 프린트하는 것도 귀찮은 날에는 굴러다니는 이면지에 볼펜으로 줄을 좍좍 긋고 핸드메이드로 만든다.


핸드메이드…ㅋ


이 계획표의 키 포인트는 각 칸에 들어가는 목표를 매우 작게 잡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나의 칸에는 "책 5페이지 읽기"와 "글 한문단 쓰기"가 들어가 있다.  예전에 수험생이던 시절에는 "수학문제 3개 풀기" 같은, 너무 사소해서 친구가 들여다보고 어이없어하던 항목도 있었다.


매일 동그라미를 다 그리지도 않는다. 못한 것이 있으면 엑스(x)를 그려 넣는다. 가끔 애매하게 한 날에는 용감하게 세모(△)도 도입한다! 그렇게 6일을 이어가다가 일주일 중 하루는 줄을 그어버리고 아예 쉬어간다. 힘든 일이 있거나 잠깐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에는 며칠을 과감히 제끼기도 한다. 나름의 룰이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타이트하지도 않은 나만의 독특한 계획.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오늘 하나 만들어서 딱 한 달만 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하다 보면 이 동그라미 세 개쯤 치는 건 꽤 할 만하다는 것을 금방 아실 것이다.


이 간단한 계획표가 나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걸로 주 6일 12시간씩 근무하던 시절 유학준비도 했고, 미국에 펀드매니저로 취업도 했고, 책도 썼다. 나의 성공을 만들어준 나의 소중하고 고마운 종이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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