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연재를 10화로 마무리하려고 하다가, 가끔씩 실행력에 관해 생각하는 내용을 추가하고 싶어서 시리즈를 다시 열게 되었다.
어느 날 '대체 왜 사람은 원하는 모습대로 살지 못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 문제에 대한 내 나름의 사고방식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나의 생각은 이렇다:
나의 현재 모습이 A이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B라면, B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가 있다.
1. 방법을 모른다 (지식의 부족)
나는 내가 사는 세상만큼만 알고 있다
2. 방법은 아는데 하지를 못한다 (실천의 부족)
어차피 해봤자 안 될 거야
이렇게 하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귀찮아 그냥 살지 뭘 또
1번과 2번, 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해낼 수 있고, 어떤 모습이라도 될 수 있다.
1을 해결하는 길은 방법을 찾기 위해 조사를 하는 것이다. 책을 보거나, 유튜브 채널을 찾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가능한 방법을 몇 개 찾는다.
2를 해결하는 길은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다. 2는 사실상 거의 전부 심리전이다. 내 안에 가득한 각종 두려움을 마주하고, 안 하려고 하는 이유를 하나씩 제거한다. 두려움에 있어서는 평판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것 같다. 실제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주변에서 '그런 거 해 봤자 안 될 텐데'라고 초를 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 잘 나가는 사람은 못 봄).
물론 1번 다음 2번, 이 순서대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2를 하다가 보면 좋은 1이 추가로 떠오른다. 그럼 그대로 실행하면 된다. 결국은 1과 2를 반복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더 좋고/신속한 방법을 찾아 해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에 반드시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빨리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만이나, 성급하게 결과에 도달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금지.
나의 경우를 예를 들면, 작년 이맘때 즈음 나의 목표는 한국에서 현금흐름을 작게나마 월 10만 원 정도 만드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여기서 생활하는 비용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한국 돈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 한국 핸드폰 유지비, 양가 부모님 용돈, 한국에 방문할 때 쓸 수 있는 돈 등. 달러를 환전해 송금할 수 있긴 해도 환전 수수료도 들고, 무엇보다 달러는 그냥 달러로 쭉 굴리고 싶었다.
그래서 소규모라도 한국 돈을 벌어보자는 결심이 들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방법을 찾다가, 유튜브에서 전자책 출판에 대해 보게 되었다. (1번에 대한 해결) 무슨 내용으로 책을 쓸까 고민하던 중, 이곳 브런치에 써 놓았던 '미국 영주권 셀프로 해결하기'를 내용을 추가하고 다듬어서 책을 내보기로 했다.
그래서 재택근무 중 일이 없을 때나, 주말에 카페에 가서 글을 더 쓰기로 했다. (2번에 대한 해결) 2번의 장벽 중 나에게는 무엇보다 귀찮음이 가장 컸다. 으어어! 글은 써도 써도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추가할 것이 끝도 없이 넘쳐난다. 같은 글이라도 하나의 책으로 완성하려면 내용에 관한 출처며, 이미지 해상도, 표지 디자인 등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인생은 원래 고통인가 봐 우엉우엉'을 울부짖으며 이런 숙제 같은 걸 꼭 주말에 해야 하나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여가 시간에 특별히 의미 있는 다른 걸 하지 않으니 그냥 '나는 글 쓰는 로봇이다'를 외치며 계속 쓴다.
그렇게 올해 1월 중순에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판매에는 변동이 있지만 얼추 10만 원 안팎의 현금흐름을 이루게 되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아, 이걸 영어로도 써서 전 세계(?)에 내놓으면 참 좋겠다 싶어 (1에 대한 추가 생각) 지금 영어로 전자책 출판을 준비하는 중이다. 이렇게 2번을 하다 보면 1은 자연스럽게 추가적으로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정리를 하자면,
내가 원하는 B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한다.
그리고 B를 이루는 방법을 조사한다 (1을 해결).
조사한 방법을 계속 실행한다 (2를 해결).
1과 2를 반복하며 가장 원하는 곳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