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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길을 잃다

길을 잃은 날, 글이 조용히 비춰준 마음의 방향

by 하나의 오후


글을 쓰며 길을 잃다


우리는 언제 길을 잃는 걸까요.

길을 잃는 일이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 우리는 진정으로 자신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읽고 글을 써온 저는 그런 시간을 여러 번 지나왔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또 쓰는 동안, 저는 내가 누구인지 어떤 길 위에 서 있는지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들이 종종 저를 불안하게 했고 익숙하지 않은 길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 속에서도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침묵 속에서 비추어지는 빛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빛은 책 속 인물들이 건네는 한마디처럼 제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주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제 존재를 기록하고 그 안에서 제 자신을 조금씩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불안 속에서 마주한 진심


글을 쓴다는 것은 길을 잃는 것과 꼭 닮았습니다.

간혹 무엇을 쓰고 싶은지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선명하지 않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제 안에서 이런 질문을 꺼내듭니다.

"이 글이 정말 내가 쓰고 싶은 글일까?"

"내 감정은 정확히 담기고 있는 걸까?"


이 질문들 속에서 저는 하나의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제 내면의 진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흔들리는 순간일수록 오히려 제 감정과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의 소리와 다시 만나다


길을 잃고 헤매던 시간 속에서도 결국 저는, 정말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때로는 눈물처럼, 때로는 잔잔한 웃음처럼 제 안에서 조용한 울림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순간들 안에서 저는 제 마음의 소리와 진심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쓰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쓰는 일은 저를 잊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나침반, 책과 글쓰기


책은 제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글쓰기는 그 길을 걸어가는 힘을 주었습니다.

책 속 문장이 마음에 들어와 하루를 머물고 나면 저는 다시 펜을 들고 조용히 저를 써내려갑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표현이 아닙니다.

그건 제 이야기를 세상에 조심스레 건네는 방식이며 타인과 마음을 잇는 다리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면, 그건 제가 진심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말을 건넸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책과 글쓰기는 저에게 두 개의 나침반입니다.

책은 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글은 제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분명히 그려줍니다.

이 두 가지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 삶을 이끌어주는 가장 중요한 축이 되어줄 것입니다.



끝없는 질문 끝에서 피어나는 나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그 질문은 때로 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저는 다시금 글을 쓰는 이유를 찾게 됩니다.

저를 모른 채 쓴 글은 비어 있었고 저를 이해하며 쓴 글은 자연스럽게 진정성을 가졌습니다.

그 차이는 작지만 울림은 큽니다.


글쓰기는 제게 자기 성찰의 시간이자 내면을 세상에 조용히 비추는 작업입니다.

감정과 생각을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낼 때마다 저는 다시 한번 제 존재를 확인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자라납니다.



글을 쓰며 길을 잃다


길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도 여전히 제 곁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저는 저를 다시 찾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는 반복 속에서 제가 정말 원하는 방향을 조금씩 발견해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길을 다시 찾기 위해 제가 기울인 마음과 용기라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계속 길을 잃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글을 쓰며 또 다른 저를 마주하게 되겠지요.

그 여정의 끝에서 저는 조금 더 온전한 제 자신으로 조용히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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