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3주 신간 소개
반가운 작가 혼다 데쓰야가 신간을 출간한 줄 알고 엄청 기뻤으니 사실은 재출간 작품... 개 슬픔, 화남.. 그래도 관심이 가는 소설들이 많은 8월 2~3주입니다.
1. 나시마, 인야, 인도의 선물
오 대단히 관심이 가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이언 작가님도 생소하고 지콘디자인이라는 출판사도 생소하고 제목도 심상치 않습니다. 서이언 작가님은 <아웃랜드> 이후 두 번째 책인데, <아웃랜드>에서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룬 글을 쓰셨다고 해서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소설은 인도와 관련 있는 3개의 작품을 수록한 책이라고 합니다.
인도 이야기를 하시는 분은 대체로 철학적으로 재미집니다. 그래서 이 소설집도 관심이 많이 갑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지도 궁금하고요. 알라딘에서 한 두 문단 읽어보니 글솜씨가 좋으십니다. 매우 흥미가 동하는 책입니다.
출판사도 신기한데 지콘디자인이라는 출판사는 장형순이라는 분이 운영하시는 1인 출판사인 것 같고, 지금까지는 혼자 책을 내셨는데, 이 분이 건축 전공이신데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에서도 일하셔서 종이모형 전문회사를 만드셨고 이 회사가 지콘디자인이네요. 기존 책은 다 종이모형 전개도가 들어있는 책을 내셨는데 찾아보니 퀄리티가 아주 좋네요. 여러모로 관심이 많이 가는 책과 출판사입니다.
2. 붉은 태양의 저주
일단 표지가 제 취향이고 제목도 마음에 듭니다. 솔직히 책이라는 건 일단 끝까지 읽어보지 않고는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는 재화가 아닙니까? 그러니 첫인상은 오로지 표지와 제목이 이 책을 읽을까 말까를 7할은 결정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머지 3할은 좋아하는 시리즈라던가, 장르, 또는 작가 등이 차지하겠지요.
인생은 감입니다. 이 책은 왠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금 작가님은 델피노에서만 여러 권을 출간하신 것 같은데, 호로록 살펴보니 판타지가 가미된 사회파 소설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평도 대체로 좋아서 일단 안심입니다.
이 소설도 기후위기와 생존에 대해 다루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참, 델피노란 출판사명이 왜 이렇게 뭔가 익숙한가 생각해 보니 예전에 서석찬 작가의 <에덴>이라는 SF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출판사였습니다. 지나친 TMI랄까...
3. 기억의 낙원
기억과 관련된 이야기를 엮은 SF 소설은 언제나 흥미진진합니다. 사실 기억과 신체 여부에 의해 한 인간의 개별성 여부에 대해 해 볼 수 있는 이야기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질문과 고찰, 대답과 반문이 가능한 주제입니다.
이 소설은 먼저 작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상균 교수는 인지과학, 교육공학, 산업공학, 로보틱스 등을 공부한 분으로 AI나 초인류, 메타버스 등에 관련된 강연을 오동안 해왔습니다. 이 연구의 토대하에 <기억의 낙원>이라는 소설이 출간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지만 SF 소설의 단골 소재이자 앞으로 미래에 실제로 벌어질 일이라 여겨지는 기억 조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엮은 소설이 아닐까 싶고 조금 읽어보니 더 컴퍼니라는 배후 조직이 등장하고 이를 파헤치는 반대 세력이 있고 주인공이 활약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소설을 보니 오래전에 대한민국 스토리대전 대상을 받았던 장용민 작가의 <궁극의 아이>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시대와 소재가 변했지만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을 되살려줄 소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4. 군대 괴담
이 책은 뭐 그냥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일지 너무 예상되는 소설집입니다. 북오션의 단골 작가 분들이 출동해 군대에 관련된 호러 소설집을 출간했습니다. 정명섭 작가님의 다작은 뭐 익히 익숙합니다만 그래도 그렇지 정말 너무 많이 출간하십니다. ㅋㅋ
<살인 트리거>, <고문관>, <불청객이 올 무렵>, <사라진 수첩> 네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제목만 봐도 벌써 스트레스와 PTSD가 오려고 합니다. 이 작품에 참여한 작가들 중에 문화류씨 라는 이름의 작가님은 초면이네요. 어떤 스타일의 글을 쓰실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장르소설 분야에 끊임없이 엔솔로지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쓰는 분들도 읽는 분들도 서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 특히 청소년 대상 엔솔로지 소설들이 의외의 선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군대 괴담은 독자가 제법 한정될 것 같아서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기대하기 좀 어려울 것 같기는 한데, 다양성 차원에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영원한 천국
정유정 작가님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영원한 천국>이네요. 욕망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완전한 행복>이 첫 번째라고 합니다. 한 권 더 계획을 하고 계신가 봅니다.
이 소설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에 등장하는 컨셉 중 '인간이 하나의 데이터화되는 존재가 되는 세상'에 초점을 맞추어서 데이터 인간들이 사는 곳을 "영원한 천국"이라고 명명합니다. '데이터화되어 있지만 인간의 본질은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이 소설의 컨셉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유정 작가님 소설을 재미있게 끝까지 읽은 것이 별로 없고 이상하게 흥미도 생기지 않지만 오히려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 <히말라야 환상 방황>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작가님 자체에 더 관심이 많은 그런 상황인데 기회 되면 제대로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데 이 작품이 유독 제 취향에 잘 맞을 듯합니다.
6. 묘묘탐정
이 소설은 오로지 둘째를 위해 픽한 작품입니다. 우리 둘째가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춘 소설인 것 같습니다. 일단 고양이만 나와도 오케인데, 탐정 이야기입니다. 표지그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로 잘 그렸습니다. 뭔가 타깃층과 포인트가 딱 잡힌 그런 소설 같습니다.
내용은 고양이 탐정 '김완백'이 의뢰인의 고양이 '영심'이를 찾으러 떠나는 탐정 모험 이야기인데, 의뢰인이 자신의 고양이를 옆집 고양이가 유괴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찾기 위해 탐정은 자신의 탐정묘 '몽몽'이의 힘을 빌립니다. 이 과정에서 아카식 레코드, 기억 사념체, 우주의 비밀 등 흥미로운 온갖 요소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나무옆의자는 예전에 도선우 작가의 <저스티스맨> 출판사로 익숙한데 활발하게 다양한 작품들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둘째를 위해서 바로 구매하도록 하겠습니다.
7. 세뇌 살인
이 소설을 소개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혼다 데쓰야의 팬이시라 저처럼 신간 소식이 너무 반가워서 덥석 구매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혼다 데쓰야의 신간이 아닙니다. 2016년 저도 깜짝 놀라며 읽었던 <짐승의 성>을 제목까지 바꿔서 재출간한 작품입니다. 하아.. 이거 참...
어차피 지금 와서 혼다 데쓰야를 갑자기 좋아하는 국내 독자가 생길 경우가 많지도 않고, 대부분 원래 스트로베리 나이트 시리즈나 지우 시리즈를 좋아하는 그의 팬일 텐데, 이렇게 제목만 바꿔서 출간하면 혼란에 빠집니다.
신간으로 기대하고 덜렁 샀다면 얼마나 짜증 나겠습니까? 완전히 같은 작품인데 제목이 바뀌고 표지 갈이도 하고 마치 신간처럼 광고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다못해 띠지에라도 <짐승의 성> 재출간 작품이라고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북로드 입장에서는 지금도 먹힐 작품이고 그 당시에 크게 흥행이 안되었으니 모르 척하고 새로 출간해도 대부분 그냥 신간처럼 읽지 않을까? 괜히 재출간이라고 하면 안 살 거 아닌가?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 어차피 읽은 사람들은 안 살 테니 뭐가 문제냐?라고 했을 수도 있지만 이거 참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참.. 그나저나 <짐승의 성>을 안 읽어보신 독자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소설이기는 합니다. 끄응...
이 <스트로베리 나이트> 시리즈도 신간은 아니지만 할 말이 많은 작품입니다. 일드로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던 혼다 데쓰야의 대표작 시리즈입니다. 이 책은 사실 표지가 굉장히 훌륭해서 씨엘북스 판은 이미 절판이라 구할 수도 없지만 이 표지를 실어봅니다. 유명 디자인 아티스트 공중정원님의 작품이라 너무 스타일 좋은 표지로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씨엘북스는 사장님이 망했어요의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는데 금전적인 문제가 발생해서 작가님이나 공중정원님도 트러블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시리즈는 티켓 파워가 꽤 있다고 판단했는지 후에 자음과모음에서 재출간되었는데 이 시리즈의 표지가 씨엘북스 버전과 너무 달라서 정말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피와 살인이 난무하는 소설에 자음과모음은 오히려 기존 시리즈 지우기를 위해 전혀 다른 스타일로 표지를 구성했는데 저는 참.. 별로였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스트로베리 나이트 시리즈나 혼다 데쓰야로 검색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우 시리즈도 혼다 데쓰야의 대표적인 경찰 소설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이 시리즈도 공중정원님이 표지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 시리즈와는 또 다른 스타일로 멋진 표지가 나왔는데, 안타깝게도 이 재미있는 시리즈가 출판사의 사정으로 더 이상 구매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엄청나게 사 모으다가 뭔 지랄인가 싶어 다 정리했을 당시에 이 소설도 나눔을 했던가 버렸던가 그래서 없는데, 이제 와서 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군요.
지우 시리즈는 아직까지 재출간한 곳이 없고, 수많은 소설들 중에 이 소설이 다시 복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네요. 안타깝습니다.
혼다 데쓰야가 나름 좋아했던 작가다 보니 이렇게 별 영양가 없는 옛날이야기를 늘어놓고 말았습니다.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