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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Walking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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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Apr 05. 2024

Walking Diary5.

2024.04.05.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들으며 걷고 있는데

눈앞에 ‘은하수’가 펼쳐졌다.

작은 꽃들이 모여 이루는 아름다운 물결.

바람에 한들한들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반짝이는 별들 같았다.


멀리서 바라봐도 예쁘지만

가까이 가서 보아도

작고 귀여운 것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봄이다!

가슴속에서 큰 소리로 울려 퍼졌다.

하얀 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봄의 절정을 향해

모든 생명들이 질주하는 것만 같았다.


다음 주에는 아이들과 교실을 벗어나

교정 연못 앞 벤치에 앉아

시 낭송회를 하자고 했다.

처음에는 민망할 것 같다며 주춤하더니

어느새 봄바람이 살랑살랑 마음을 움직였는지

나가자고 아우성이다.

주제는,

봄, 청춘, 낭만


오글거린다며 아이들이 웃었다.

하지만 이 찬란한 봄날에

이보다 더 좋은 주제가 있을까?

수업 한 시간 동안 배운 내용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리 만무하다.

오늘 배운 내용도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나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아이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래도 인생의 어느 봄날

한번쯤은

따스한 봄빛 아래

시를 낭송하던, 그 오글거리는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었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낭만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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