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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Jan 11. 2020

옹이

옹이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류시화 제 3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中

작가의 이전글 이상과 가장 현실적인 것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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