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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듀 Apr 14. 2022

미는 힘엔 관성을 이용하자.

출근길 지하철 안, 뒷사람이 아까부터 기대 온다. 이것은 미는 힘에 버티지 못한 게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서있길 포기한 듯하다. 어쩌지? 나도 같이 밀까? 밀다 보니 나도 힘들다.
그래서 내버려 두는 듯하다가 방심한 틈에 확- 몸을 앞으로 빼버렸다. 뒷사람이 훅- 하며 자빠질 뻔한 게 뒤통수로도 느껴진다. 같이 밀 땐 모른 척 버티던 인간이 비로소 불쾌함을 눈치챘는지 기대 오지 않는다. 본인 힘으로 선다. 무엇보다 가장 통쾌한 건 이 사람이 나한테 기대 왔다는 걸 관성에 의해 스스로 증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본인 스스로 서있지 못하고 죽어라 기대 오는 사람이 있다. 영악하기만 한 사람. 내 선의를 이용해먹기만 하는 사람. 도움받는 것에 익숙하다 못해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 남에게 얹혀가려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맞서 싸우며 상대하지 말자. 내 체력과 시간을 이런 사람들에게 낭비하기엔 너무 아깝다. 맞서 싸우기보다는 이 사람이 여느 때처럼 나에게 짐을 떠밀려할 때 모른 체하며 슬쩍 피해보자.


어? 그래? 근데?


그들은 여느 때처럼 나를 믿고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두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관성에 의해 그들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복수나 대응도 귀찮다. 알아서 망해라.

미는 힘엔 같이 밀지 말고 관성에 의해 스스로 자빠지게 내버려 두자. 나는 그들몫까지 버텨온 덕에 힘이 길러졌겠지만 그들은 스스로 서는 법을 다시 터득하려면 꽤나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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