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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공부 Apr 09. 2024

블랙컨슈머가 된듯해요

-입장바꿔 생각해요-

우리 집 3월 큰 행사로는 딸의 생일과 그다음 날이 우리 반려견 보미의 생일이다.

강아지가 정확한 자기 생일을 알기는 쉽지 않다.

우리 보미는 가정견이었다.

바로 앞에 앉은 후배가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그냥 흔하게 많이 볼 수 있는 강아지는 싫고 게다가 영리하고 관리가 많이 필요 없는 강아지를 찾아보다 프랑스 황실견으로 유명한 ‘빠삐용’을 키우게 되었다.

애견대회에서 상을 탔던 족보까지 끼고 비싸게 데려왔기에 꼭 후손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3마리의 예쁜 아가를 보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우리 보미였다. 셋을 다 키우기는 벅차 두 마리를 보내면서 강아지를 나름 잘 키워줄 것 같다는 이유로 나에게 행운이 돌아왔다.

그래서 우리 보미는 생일을 아는 강아지가 되었다.

그런데 생후 2달 후에 데리고 와보니 우리 딸과 생일이 하루 차이였다.

그래서 딸은 항상 자기 생일과 함께 보미의 생일을 꼭 챙긴다.


이번 이벤트는 4년이 넘은 개모차 바꿔주기였다.

한 달 넘게 검색에 또 검색을 해서 그래도 써봤던 회사의 제품을 다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카페나 음식점에도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 늘어난다고 하여 바구니가 분리되는 개모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개모차를 검색하던 중 간혹 무게를 못 이겨 뒤집히는 경우가 있다는 후기를 보았다.

지금 쓰고 있는 개모차는 갈비 15KG을 실어 날라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그동안 마트에서 장본 것을 실어다 나른 것만 해도 얼마나 안정감이 있는지는 이미 검증이 끝났다. 그래서 더 예쁜 모양은 많았지만 안전성을 생각해서 고른 것이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방수비닐, 음료수대, 장바구니 등 모든 것을 일일이 따로 구매하게 되어 있었다.

2주 이상 걸릴 것 같아 생일을 고려해 미리 주문했는데 하루 만에 바로 배달이 왔다.

조립을 해야 해서 남편이 힘을 발휘해야만 했다.

아무튼 전에 쓰던 것보다 높이도 높아 키가 큰 우리 식구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바구니를 꼈다 뺐다 하는 것이 번거롭기는 했지만 가끔 식당에 유모차를 갖고 들어가지 못할 때가 있어서 바구니만 들고 가기에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보온, 방수를 위해 산 비닐 막에 매직으로 낙서 같은 잉크가 잔뜩 묻어 있었다.

지워지면 지우고 그냥 쓰려고 했는데 지워지지 않았다. 하얀 비닐에 퍼런 매직잉크 뿌린 것 같은 게 거슬렸다.

서비스로 받은 것도 아니고 28,000원을 주고 샀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연락을 했다.

맨 처음에는 새것으로 바꿔주겠다고 하더니 오후에 다시 연락이 왔다.

자기네가 30개를 다 검수했는데 다 비슷하게 잉크가 묻어 있으니 그냥 1만 원만 환불해주겠다고 한다.

?????? 이게 무슨 계산법이지? 환불을 해주려면 28000원을 다 해주는 게 맞지 않나?

만원 어치만큼 묻었으니 묻은 만큼 빼준다는 건가? 옷에 잉크가 한 방울만 묻어도 입을 수 없으니 전체 환불해 주는 게 맞지.....(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그래서 딸이 유모차와 컵받침 비닐커버까지 다 살 수 있어서 산 건데 이게 무슨 경우냐고 따졌더니 갑자기 그럼 유모차 전체를 취소 처리해 주겠다며 포장을 해두란다. (????)

우리도 감정이 상해 그러겠다고 했다.

이미 받은 지 이틀이 되었고 이틀간 두 번 유모차를 썼다고 했는데도 취소처리를 해주겠단다.


갑자기 블랙컨슈머가 되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다행히 다음날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하고 비닐커버 전액 환불처리와 함께 사과의 인사를 받고 잘 해결되었다.


어제는 카페에서 배달로 받은 음료수에 빨대가 빠졌다는 항의성 전화를 받고 사장은 빠진 빨대와 사과의 의미로 케이크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주소가 잘 전달이 안되어 늦어지는 바람에 화가 나서 카페로 찾아와 사장의 무릎을 꿇리고 사과받는 영상이 보도되었다.

일반적이지 않으니 뉴스에 나왔겠지만 …

누구나 소비자의 입장도 되고 때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일들이 생기면 좀 ….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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