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한 시대를 바꾸었다. 아니 한 시대를 만들어냈다. 프로이트의, 프로이트에 의한, 프로이트를 위한 시대. 바야흐로 산업화의 거센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현상을 그는 인간의 심리에 적용했다. 프로이트는 마치 인간의 마음을 하나의 '기계 장치'와 같이 보았다. 그렇기에 기계 장치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어디로부터 나오는지를 고찰했다. 그는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성적 본능'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했으며, 추후 연구에서는 인간의 '공격적 본능'도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강력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사고와 감정을 유발하는 유발하는 에너지, 즉 그 원동력을 '욕동(drive)'라 부르고, 그 욕동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은 '성적 본능'과 '공격적 본능'이라고 보았다.
프로이트의 인간 이해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성적 본능과 공격적 본능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그의 견해는 수많은 추종자를 낳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이론에 반기를 든 학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프로이트의 이론은 여전히 정신분석의 가장 기본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그 이후 발전된 이론들에 강력한 영감을 제공하는 뮤즈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프로이트의 이론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무의식'이 아닐까. 초기에 그는 마음을 지형에 비유하며 마음의 지형학적 구성을 빙산에 비유하여 의식, 전의식, 무의식의 개념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 중 10의 7은 무의식에 잠겨 있으며 3 정도만 의식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무의식 안에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성적 충동, 공격적 본능, 상처받은 기억 등이 들끓고 있다.
그러다가 지형학적 이론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심리적 현상을 발견한 후엔 다음과 같은 '구조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구조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원초아(id), 초자아(super ego), 자아(ego)의 구조로 설명할 수 있다,' 쾌락 원리'로 움직이는 원초아와 '도덕 원리'로 움직이는 초자아 간에는 언제나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그 둘 간의 갈등을 '자아(ego)'가 중재, 조절하며 우리가 '현실 원리'를 따르며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말한 개념들은 프로이트의 이론 중 맛보기 정도에 불과한 개념일 뿐이다. 심리학을 공부할수록 그의 이론도, 그의 영향력도 실로 엄청남을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의 삶이 대단하다 생각되면서도, 나에겐 그의 인생도, 그의 이론도 어딘지 모를 서늘함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그 서늘함도 분석가의 역량이라고 추켜 세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겐 그 서늘함이 걸림돌이다. 좀 더 프로이트와 친해져야 할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