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니지만

#07

by 강흐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가르쳐 주세요."

"그건 네가 어디를 가고 싶느냐에 따라 다르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어디든 상관없어요."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길을 걸어갈 지도 중요하지 않겠구나."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에서.

07-3.jpg
07.jpg



어느덧 제주도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버린 언니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스무 살이 넘어서는 수능 때문에 지겹게 읽어왔던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드라마 대본, 시나리오, 추리소설, 여행 에세이같이 내 입맛에 맞는 책들만 고집스레 읽어댔던지라

오랜만에 마주한 동화책이 낯설었다.

어릴 땐 그저 어느 예쁜 소녀의 좌충우돌 하루를 담은 동화라고 여겼었는데

다시 집어 들어 읽게 된 앨리스의 하루는 그저 그런 하루가 아니었다.

내일은 어린 왕자를 다시 읽어볼 참이다.

이곳에서 함께하고 있는 소녀, 어린 왕자, 앨리스는

당분간 나의 멀어진 순수함과 작아진 믿음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켜줄지도 모르겠다.

07-4.jpg
07-1.jpg



이전 07화하루의 어느 순간, 따뜻함이 절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