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또다시 제주 #03
꿈을 포기하고 물 흐르듯 살아볼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다가와 좀 더 해보라고, 다시 한번 더 해보라고 등을 떠민다.
'넌 그 일 하지 마, 넌 못해.'라고 단호하게 말하던 또 다른 누군가는 다시 만났을 땐, '넌 그 일 하면 아주 잘할 것 같아, 그 일 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수 백번 머리도 굴려보고, 수십 번 답답해하기도 해봤다.
팔뚝에 새겨진 그림을 보며 (내 가치관을 담은 타투를 새겨놨다)
'그래, 까짓 거 물 흐르듯 잔잔하게 살아보자' 다짐도 해봤다.
그렇게 마음을 먹어가던 와중에,
단호하게 '넌 아니야'라고 말했던 누군가가 나를 좀 더 길게 지켜보고 나서야 '넌 그 일이 딱이야'라고 말하는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내 인생에서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덜 아파할 수 있는 선택이 될까.
그가 어떤 말을 했든, 누군가가 어떤 조언을 해주었든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해야 하고, 내가 책임져야 하기에 오늘도 여전히 머릿속엔 크고 작은 생각들로 가득할 뿐.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여기는 제주다.
눈 한번 감았다 뜨면 일단은 다 잊을 수 있는 제주.
지금 내가 할 일은 '여전히 예쁜 이곳의 노을과 바다를 보며 아무 생각하지 않기'가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