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골예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cegraphy Jun 30. 2020

5만원치 조약돌, 분위기를 바꿨다

시골 체험

시골집을 확장해 농어촌민박(에어비앤비) 허가를 받고 시작한 몽실이네민박이 벌써 네번째 손님을 받았다. 영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손가는 일이 많다. 아버지가 이번에 준비해놓은 '아들이 할 일'은 마당에 조약돌을 까는 것. 흙바닥이라 보기에 아쉬움이 있었다.


트럭을 타고 시내에 있는 석재상으로 향했다. 돌 채취 허가를 받고 개울 같은 곳에서 돌 무더기를 퍼오는 업체다. 이곳에서 돌을 깎고 갈고 분류한다. 종류도 여러가지, 돌가루도 따로 판다.


강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조약돌 5만원치를 사겠다고 했다. 불도저로 크게 한 삽. 1톤 트럭에 실으니 차가 휘청인다. 1톤이 넘는 양이라고 한다.

조심조심 집까지 와서 마당에 골고루 뿌린다. 삽으로 푸고 곡괭이로 잔잔하게 땅을 고른다. 깐순이도 가까이 안오고 그늘밑에 있을만큼 더운 날씨, 금세 땀방울이 맺히고 뚝, 뚝, 떨어진다.


5만원의 행복.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조약돌이 바닥에 깔려 있으면 한여름에 조금 덜 덥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다. 표면적이 넓어져서 물을 머금을 수 있고, 태양열을 분산시킬 수 있다.


막내 몽돌이도 신났는지 해맑게 조약돌 위를 뛰어다녔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후 보름, 막 눈뜬 꼬물이, 강력한 짧은다리 유전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