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입국자 격리기간이 7일에서 5일로 줄었다. 자카르타 호텔격리 5일차 전해들은 달콤한 소식이다. 호텔 리셉션에서 오늘 당장 PCR TEST를 진행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내일 아침에 조기퇴소를 시켜주겠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일 전인 1월31일 이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짧아 격리기간을 줄인다는 것이었다.
호텔에 정부 공문이 내려오기까지 3일정도 걸린다더니 정확했다. 이미 격리중이던 내게는 '시행시기'가 중요했다. 오늘 검사받으면 내일 출소, 6일이라 5일보다는 하루 더 있는거지만 그래도 하루라도 줄어든 것에 만족한다.
난생 처음 '격리'라는 걸 시작하기 전 계획은 창대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 영상을 매일 올리고, 쓰고 있던 책을 마무리하려 했다. 홈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셀프 요가도 해보려고 했다. 인도네시아어 강의를 다 듣고 '마스터'하겠다는 야무진 꿈도 있었다.
5일차에 되돌아본 '격리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하루종일 진득하게 뭔가를 하지는 못했지만, 짧은 글이라도 틈나는대로 쓰고 인도네시아어 강의듣기도 시작은 했다. 나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는 생각의 시간도 가졌다.
완벽히,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시간. 그 자유를 만끽했다.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온전히 '쉬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관광지를 방문하고 골프를 치더라도 에너지가 든다. 한 곳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제약은 컸지만,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진정한 자유'의 달콤함도 맛봤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과 '모범택시' 2편을 정주행했다. 졸리면 그냥 널부러져 잤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격리시간이었다. 그래도 6일은 좀 길었다. '완충'을 위한 격리는 3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4일차부터는 나가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시간에 맞춰 넣어주는 보급식량도 질려 손이 가질 않는다. 먹고 싶은 '바깥 음식'들이 자꾸 머리에 떠오른다.
군인 때 달달한 휴가를 앞둔 것처럼, 휴가가 하루 늘어나면 뛸듯이 기뻤던 것처럼...'사회'의 달콤함을 깨달았다. 내일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