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감자탕, 서울 연남동

콩비지 베이스, 세상에 없는 맛

by peace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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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 애착이 있다. 지금처럼 '핫플레이스'가 되기 전-'연트럴파크'가 개장하기 전-부터 3년 정도 연남동에 살았다. 특유의 골목 느낌이 좋았다.


친구들은 연남동에 올 때면 나를 찾았다. 거주민으로서 맛집을 소개시켜줘야 하는 건 내 의무였다. 사전답사랍시고 많이도 돌아다녔다. 안가본 술집, 밥집이 없을 정도였다. 연남동 맛집을 잘 안다는 건 자부심이었다.


연남동에서 감자탕이라고 하면, 송가네감자탕이 가장 유명하다. 위치도 연남동 한가운데, 24시간 영업하는 곳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필수 방문하는 코스가 됐다. 관광버스에서 중국인들이 단체로 내려 식당으로 향한다. 종종 가긴 했지만, 끌림이 강하진 않았다.


연남동 중심에 있는 곳들은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다. 이젠 연남파출소 쪽 기사식당들까지 외연을 넓혔다. 허름한 간판, '영동감자탕'이 눈에 띄었다. 간판을 보면 포스가 느껴지는 식당들이 있다.


콩비지를 쓴다. 이 식당이 특별한 이유다. 국물이 어떻게 보면 걸쭉하달까, 굉장히 부드럽다. 넉넉하게 나오는 고기는 정말 연하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내 겨자간장에 살짝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아마도 혼밥을 가장 많이 한 식당이 아닐까. 한 그릇에 8000원인 뚝배기 감자탕, 가성비도 훌륭하다. 주인 아주머니 인상도 너무 선하다.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사간 뒤에도 종종 찾는 곳이다.


잠시 장사를 접으신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장소를 서교동으로 옮겨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래도 내겐 아직 '연남동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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