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백일간 세 권의 책을 읽는 온라인 독서모임 백일생각 멤버에게 발송되는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에서 두번째 책인 <아주 작은 습관의 힘>를 함께 읽어보세요 :)
● 이번주 독서 내용을 정리하면요,
① 의사결정은 빠르고 유연하게!
②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면 결정장애가 되기 쉽다.
③ 무언가 결핍되어 있다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 아래의 경험이 있다면 더욱 와닿을거에요.
① 크고 작은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너무 스트레스다.
② 큰 목표를 바라보고 결정하기 어렵다.
100일간의 여정 중 마지막 책, <열두 발자국>을 소개합니다.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다루는 책이에요. 이를 소개하기 위해 뇌과학을 활용합니다. 저자는 뇌과학에 '지금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단편적인 진실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를 포함한 인간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보다 현명하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이 책을 선정했어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선택하는 뇌
스파게티 면을 이용해 마시멜로를 가장 높이 올리는 팀이 이기는 마시멜로 게임. MBA, 변호사 등을 제치고 1등을 한건 유치원생들의 팀이었습니다. 우리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거나, 인센티브, 상금 등이 주어지면 그 일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처음 시도하는 일에 좋은 계획을 세울 수 없기에, 완벽한 계획보다는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방법이 더 필요하죠. 또한 보상이 커질수록, 목표가 아니라 보상을 위해 일을 하게 되면서 시야가 좁아지게 됩니다이를 '터널 비전'이라고 부릅니다. 큰 그림을 바라봐야 하는데 주어진 과제에만 집착하게 된다는거죠.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첫번째는 빠르게 결정하는 겁니다. 우리는 보통 의사결정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 머무르게 되죠. 90% 이상 확신할 수 있을 때만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로 확신하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서 저자는 70%만 확신이 들면 GO를 선택하라고 말합니다. 그 자체가 의미가 있으니까요. 실제로 뇌는 판단을 위한 즐겨찾기인 '체감 표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한다고 잘못될까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또한 '블링크(Blink)' 가설에 따르면, 전문가일수록 문제를 직면한 순간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판단할 때 의외로 맞을 때가 많다고 해요. 최소한 우리 인생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문가이니, 빠르게 판단해도 괜찮겠죠?
두번째는 겸손하게, 유연하게 결정하는 겁니다. 결정을 바꿔야 하는 순간은 굉장히 자주 찾아옵니다. 내 결정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상황이 바뀔 수도,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될 수도 있죠. 이렇게 결정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인지적 유연성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나이가 들수록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확신하고 내린 의사결정도 충분히 틀릴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 에디터가 밑줄 친 문장 : 지금,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확신하고 내린 의사결정도 심지어 틀릴 수 있거든요. 그럼 즉시 바꿔야 하는데, 절대로 안 바꿔요. '의사결정을 바꾸면 주변 사람들이 날 무시할거야', '아버지로서, 남자로서, 조직의 상사로서, 리더로서 권위가 손상될 거야' 하면서 의사결정을 바꾸지 않아요.
우리 모두에게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저 사람이 저걸 믿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와 다른 의견과 미적 취향에 너그러워야 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을 재고하고 늘 회의하고 의심해보는 사람, 그래서 결국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소셜미디어 친구에는 나와 다른 생각의 사람도 포함돼 있어야 합니다. 나의 트위터 팔로잉을 들여다봤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는 건, 나는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트위터 타임라인은 여러분이 디자인한 세상, 조작한 세상이거든요.
결정장애 - 선택이 힘든 이유
선택은 항상 쉽지 않습니다. 결정 그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결과가 걱정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두번째 챕터는 결정장애에 대해 다룹니다.
무엇을 선택할지 잘 몰라서 고통스러워하는 심리상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말을 한 햄릿의 이름을 따서 햄릿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결정이 되지 못하거든요. 선택지의 한계효용이 점점 감소하는걸 선택의 패러독스라고 부릅니다. 또한 의사결정의 과정에는 뇌의 다양한 부분이 복합적으로 쓰이게 돼요. 선택지에 대한 평가는 전전두엽이, 감정적인 평가는 편도체가, 기존에 갖고 있는 문화/신념 등에 비추어보는건 시상하부가 담당하거든요.
그래서 큐레이션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죠. 예전에는 선택이 스스로의 몫이었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선택해주면 그걸 돈을 내고 구매하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잠깐 실수하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거리가 멀죠.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정시에 딱 맞추지 못하면 낙오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실패할 기회가 줄어들고, 자연히 실패가 두려워지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개인의 영역입니다. 개인이 실패해본 경험이 적다면, 그 사람은 실패가 두렵겠죠. (물론 실패의 경험이 적다고 능력이 뛰어난건 아닙니다. 실패와 능력수준은 관계가 없습니다.)
또한 고정 마인드셋을 갖고 있다면 실패가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장 마인드셋'에 비해, '고정 마인드셋'은 결과를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기에 잘하는 일만 하려고 들거든요. 그러니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안 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결정장애를 부추기는 요소가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남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가는 '과순응 행동'입니다. "하고싶은 대로 하세요"를 반복하다보면, 내 판단보다는 다른 사람의 판단을 더 믿게 되는거죠. 또한 우리 사회에 신중함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신중한 결정이라고 올바른건 아닌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말에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죠. 항상 신중함이 옳은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저자는 결정 자체를 못하게 해서 변화를 막는 핑계거리가 된다고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결정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짧은 시간에 빠르게 결정하는 연습을 계속 하면 됩니다. 결정할 때 시간제한을 두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종종 나를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하고, 나의 직관을 믿는거죠. 남에게 완벽하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한 결정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혹시 잘못 결정했다는 생각이 들면 번복하고 다시 하면 되니까요.
● 에디터가 밑줄 친 문장 : 자가진단 하기
여러분은 결정장애를 앓고 있나요? 본인이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지 간단히 확인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법이 있습니다
메뉴를 고를 때 30분 이상 갈등하거나 타인이 결정한 메뉴를 먹는다.
TV 프로그램을 선택하지 못해서 채널을 반복적으로 돌린다.
타인의 질문에 대부분 "글쎄" 또는 "아마도" 하고 대답한다.
혼자서 쇼핑을 못하고 친구의 결정을 따른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피해를 받는다.
인터넷에 '이거 사도 될까요', '오늘 뭐 먹을까요' 등 사소한 질문을 올린다.
누군가에게 선택을 강요받는 것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는 결핍
세 번째 주제는 결핍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우리는 무언가 부족하기에 오히려 더 잘 될 때도 있죠. 마감이 닥쳐 시간이 부족하면 더 일이 잘 되는 마감효과처럼요. 이를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집중 배당금이라고 부릅니다. 뇌가 받는 수많은 자극에 모두 주의를 집중할 수는 없으니, 의미있는자극에 한정된 집중 능력을 몰아주려고 취사선택을 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무언가 부족하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터널 비전 현상을 말합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니, 결핍을 채우는게 목표가 되어버리죠. 어린 시절 결핍을 많이 경험한 사람은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참 끼니를 거르다가 드디어 식사를 하는데 정량만 먹어라, 이건 불가능하다는거죠. 물질적 자원이 고갈되면 집중도 잘 안되고, 짜증이 늘어나고, 동기부여가 안되고, 이렇게 인지능력 하락과 정신적인 고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에디터가 밑줄 친 문장 : 결핍을 대하는 태도
독서는 습관이 되기 힘듭니다. 독서가 쾌락이 되어야 평생 책을 읽는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쾌락이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책을 읽으라고 강요해선 안 됩니다. 스스로 책을 즐길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게임에 완전히 빠져 있어 걱정이라는 부모님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이들의 게임 중독을 고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게임을 정규 교과목으로 만드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게임에 관한 책을 읽게 하고, 게임을 직접 만들게 하고, 게임에 관해 시험을 보고, 정해진 기준만큼 스코어를 못 받으면 낙제를 시키는 거죠. 그러면 아이들이 게임으로부터 멀어질 겁니다. 어떤 즐거운 것도 학교 공부처럼 시키면 무조건 싫어하게 돼 있어요. 강제와 과잉이 거부를 낳는 거죠.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훨씬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게임에 빠져드는 겁니다.
여러분에게 결핍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어떤 것들이 결핍되었습니까? 그 결핍이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만들었습니까? 내 삶에서 결핍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세요. '나는 어린 시절 무엇이 부족했나, 진짜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나를 사로잡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해보세요. 여러분에게는 인생의 결핍과 대면할 용기가 있습니까?
에디터의 한 마디
자몽 says
저도 얼마전에 아주 큰(!) 결정을 해야했어요. 결정을 하기까지 하루하루 눈 뜰 때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마음이 이리저리 바뀌곤 했죠. 이 말을 들으면 이게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게 맞는 것 같고. 고민의 무게에 짓눌려 고민할 의지조차 상실해버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게 뭐라고 내가 몇주째 이렇게 고민하고 있지? 일단 좀 더 마음이 기우는 대로 해보고 정 아니면 다른 길이 또 있겠지!" 저는 99%의 확신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이리저리 재고 고민을 했는데, 정재승 박사님의 말처럼 때로는 70%, 아니 어쩌면 단 1%의 확신으로 밀고나가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요. 우리의 소중한 정신건강에 매우 좋고, 주저앉아 고민하는 시간을 일어서서 실행에 옮길 시간으로 바꿀수도 있죠! 혹시 여러분들도 놓지 못하고 있는 고민이 있으시다면 "아니면 말고!"를 실천해보는건 어떨까요?
민트 says
물질적 자원이 고갈되면 정신적 자원도 고갈될 수 있다, 는 내용이 큰 깨달음이었어요. 왜 더 치열하게 살지 못하지? 남들은 퇴근하고 운동, 사이드프로젝트, 집안일 등등 수많은 것들을 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못하지?라면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었거든요. 정신력으로 해낸다는 말처럼, 정신력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실천하지 못할 계획만 늘어가고 있었어요. 할 일이 많아지면 더 치열해질까 싶어서. 근데 나를 굳이 극한 상황으로 몰아갈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달은 나를 몰아가지 않기로 해봅니다. 자신에게 좀더 관대한 우리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
백일생각 시즌2는 백일간 '배움'에 대한 세가지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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