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릿속에서 항상 계획이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그 계획에 들어맞아야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완벽한 계획 실행은 없지만, 반 이상의 성공률을 위해서라도 계획은 필요하다. 그러다가 계획과 상관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무의식적인 불안함이 작동된다.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INFJ이다..)
예를 들어 집에서 쉴 때, 그중에 하루종일 쉴 때, 나는 불안해진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을 집중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 그러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억지로라도 찾아낸다. 책, 영화, 글 등을 하려고 애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느꼈다, 가만히 있더라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있다는 것을. 이러한 습관적 불안함은 직업병일 수도 있다. 항상 작업을 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작가는 생각이 멈추면 그 생명을 다한다. 매 순간 계속해서 사유해야 하고 그것들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을지라도 멈추면 안 된다. 이러한 불안적 사유가 쌓이고 쌓여서 내 작업 세계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을 멈추는 것은 나에게 숨 쉬지 말라는 것과 같다. 생각하기를 멈추고 쉬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과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할 거리들을 찾기 위해 생각한다. 어떠한 것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한다. 해서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큰 영향을 매 순간 받는 것은 아니다. 영감이나 영향은 사실, 내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오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강박 같은 사유적 행동은 어쩌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글쓰기 역시 그러한 일환으로서 적는다.
어쨌든, 당장 무언가 해야 할 생각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