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다이어트 3편] 나의 목표는 '비정상의 정상화'
모든 다이어트의 목표가 '복근'은 아니다. 나의 목표도 '여름 대비 몸짱'이 아니다. 그저 보통 사람, 평균 체중의 사람처럼 사는 것이다.
97kg에서 79kg 됐다. 아무리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해도 내 기준의 상대적 성공이다. 절대적 성공은 아니다. 아직 배는 살짝 나왔다. (가혹한) BMI 기준 아직 과체중이다. (BMI 계산기 'Daum 검색' 바로가기)
걸어 다닐 때 숨 안 참고 싶었다. 의자 앉았을 때 카디건으로 배 안 가리고 싶었다. 프리 사이즈 옷을 프리 하게 입고 싶었다.
나의 다이어트 목표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비정상이라고 인지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뚱뚱하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었다. '풍채 좋다' '인상 좋다'는 말이 듣기 좋았다. 운동 안 했고, 많이 먹었다.
'기초대사량 높으니 괜찮을 거야'라는 믿음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먹어도 93kg 넘지 않았지만, 금세 95kg 넘었고 100kg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에게 꾸준히 '뚱뚱하다'고 지적해온 사람은 '아내'다. 아내는 88kg였던 나를 처음 만났다. 아내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내 평생 이렇게 뚱뚱한 사람은 처음 만났다.'
아내는 '마르고 지적인 남자가 이상형'이라며, 종종 '나를 만난 건 미스터리'라 말한다. 그럴 때면 '이상형을 바로 잡아주겠다'며 더 먹었다. '술 먹고, 안주 먹고, 해장하고, 술 깨고, 술 먹고' 무한 루프가 이어졌다.
몸에 이상이 오면서 비만은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건강 검진에서 지방간이 검출됐다. 만성 위염 및 장염에 걸렸다. 수시로 허리가 아팠다.
정말 가벼운 교통사고가 났다. 전혀 다치지 않은 것 같았는데, 허리에 문제가 있다며(있었다며) 꽤나 강도 높은 치료를 해줬다. 덕분에 합의금도 받았다.
아내 말을 5년간 듣지 않던 내가 드디어 듣기 시작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는 뚱뚱하다. 당신은 뚱뚱하다.
'손톱 밑 가시' 신경 쓰이지만 잊고 살면 뭐 그런대로 살만하다.
나에게 '비만'은 5년간 손톱 밑에 박힌 가시였다.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잊고 살만했다. 마치 가시가 나와 한 몸 같았다. 문득 살을 찌를 때만 불편함 느낄 정도였다.
가시는 점점 커졌다. 그 불편함을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난 더 느끼려 노력했다. 내가 뚱뚱해서 비정상임을 느끼려 노력했다.
시계 소리와 같다. 평소엔 모르지만, 듣고자 노력하면 들린다.
불편함은 민감하게 느껴야 한다.
다이어트 스토리 연재한다며 팁은 '안알랴줌' 뜬 구름 잡는 얘기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운동 20 : 음식 30 : 마음 50
내가 생각하는 다이어트의 우선순위 비율이다. 운동이 중요하지만, 음식만큼 중요하지 않다. 음식 조절이 안되면 아무리 운동해도 살 빼기 어렵다.
운동과 음식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는 의지와 명분이다.
'왜 내가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왜 이 맛있는 음식을 두고 먹지 말아야 하는지'
'왜 이렇게 입에 단내 나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중요하다. '마인드 콘트롤' 해야 한다. 유치하지만 나는 다이어트 명언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1boon 다이어트 콘텐츠도 큰 힘이 됐다. 특히 '먹어봐야 다 아는 맛' 이 말이 나의 식욕을 억제하는데 도움 줬다.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면 다이어트의 반은 성공이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