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도 괜찮은 그런 일

5. <아무튼, 비건 창업> (feat. 창업 입주 공간 팁)

by taeyimpact

서울시 산하 공유 오피스에서 운 좋게 들어가, 책상 3개를 배정받았다. 임대료가 무려 0원이었다. 거기에 열심히 하면, 연 800만 원을 지원해준다고 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K-startup 창업지원 포탈'에서 입주 공간을 찾았고, 마침 공고가 떠서 지원했다. 그전까지는 공동대표 친구와 함께 사무실을 여기저기 알아보러 다녔다. 임대료가 적게는 1인당 30만 원, 많게는 50만 원이 들었다. 엑셀로 러프하게 운영비를 돌려봤는데,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 빚부터 지는 꼴이었다.


입주 공간도 정말 다양하게 있다. 공공기관에서 무료로 운영하거나 대기업에서 CSR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도 있고, 기업체가 수주를 받아 일정 금액을 받고 운영하는 곳도 있다. 여러 입주 공간을 몇 차례 지원해서 서류를 작성하고, 발표도 해보면서 엉뚱한 곳에 내 시간을 허비했구나를 깨닫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첫 입주 공간은 대성공이었다. 입주 공간에 입주한 기업들 또한 배우고 만나고 싶은 분들도 많았다. 매니저 분들과 관리해주시는 반장님, 여사님들 모두 좋은 분들이었다.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처음 기획한 사업계획서 덕분이다. 어차피 창업의 99%는 망한다고 한다. 망한다는 것이 '거지, 빚쟁이'를 의미한다기 보단, 계획대로 안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나는 처음에 '망한다'를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길거리에서 거지처럼 있는 모습을 3초 상상했다.) 어차피 망할 거라면(잘 안될 거라면), 세상에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걸 남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아주 기특한 생각을 했다.


당시 나는 비거니즘 라이프에 열심을 다하고 있었고, 비건 식당과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몇 명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책을 사서 보충하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이 쉽고 편하게 정보를 보게 되면, 환경과 동물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비거니즘 라이프를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가설을 세우고 서베이를 돌렸다. 첫 서베이인데, 150명 이상이 참여해주어 꽤나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거기에 내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누구나 비거니즘 라이프를 할 수 있다는 응원 어린 마음을 담아 could + vegan 브랜드명을 만들었다. 도움이 되는 콘텐츠 정보를 쿠드비건만의 색깔을 담아 올리기 위해 브랜드 운영 정책을 세었다. 캐릭터도 만들었다.


쿧비라는 캐릭터로, 5번째 지구에 살았던 공룡을 모티브로 삼았다. 현재 조류는 공룡의 진화라는 과학자의 말을 책에서 보았다. 쿧비는 6번째 지구로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그때처럼 멸망하지 않도록 친구들에게 지구를 위한 팁을 주는 캐릭터다. 밝고 귀여운 캐릭터. 첫 캐릭터는 친한 지인에게 부탁해서 탄생했다.


캐릭터 작업 또한 쉽진 않았다. 공룡을 공룡스럽지 않게 그려달라는 나의 무리한 제안에도 그녀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해냈다. 정말 대단..!


아직도 생각이 난다. couldvegan 인스타그램에 첫 게시물을 올렸던 순간이. 하루 종일 게시물 하나를 올리기 위해 고민하고 올렸다가 지웠다가 다시 올렸다. 더 웃긴 건, 그때 팔로워는 5명이었고 내가 올린 게시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이 있다. 나는 <아무튼, 비건 창업>을 했다.


쿧비에서 처음 진행한 체험단 ‘비건 떡볶이’, 가설은 성공했다. ‘사람들은 비건 음식에 대해 관심이 있고 경험하고 싶어한다’ 체험단에 팔로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창업할 때 제일 중요한 건 고정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창업 공간은 크게 정부와 연계된 입주공간을 이용하거나, 공유 오피스 또는 스터디룸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유 오피스를 알아봤는데, 고정 비용만 월 170만 원 이상이 나왔다. 보통 공유 오피스 커뮤니티 매니저를 통해 입주공간을 소개받고 필요한 인원수에 맞는 사무실을 구하거나, 라운지를 인당으로 이용하는 형태다.


월 170만원 사무실


스터디룸이나 카페는 유동적으로 일하는 형태에 적합할 수 있다. 고정으로 비용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업무를 만나서 할 때 유용할 것 같지만 매번 예약이 필요하거나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


창업할 때 'K-startup 창업지원 포탈'에서 입주공간 지원을 리스트업 해서 지원 기간에 맞춰 지원하기를 추천한다. 내가 지원했던, 지원하지 못했던 공간들을 소개한다.


1. 서울시 산하 서울창업디딤터 | Pre-bi 무료 BI 연 100만 원 정도 | 연초

공간 제공은 물론, 사업화 지원금도 제공한다. (Pre-bi와 BI에 따라 달라진다. 예비창업자의 경우는 Pre-bi에 해당하고, 사무공간은 오픈형 공유 오피스를 사용한다.)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창업디딤터


2. 2022 서울창업 허브(공덕/성수/창동) | 무료 | 연말~연초

서울창업 허브는 민간 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검증된 우수기업을 투자자와 함께 검증 - 선발하고,창업지원 전문기관인 허브 파트너와 함께 육성하여 후속투자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입주공간이다. 네트워킹이나 투자까지 연결될 수 있는 곳이라 지원했으나, 떨어졌다.


https://hubgongdeok.startup-plus.kr/cms_for_bcb/process/tenant/program/list.do?show_no=2044&check_no=2039&c_relation=17&c_relation2=8


3. 프론트원 | 무료 | 아래 입주 방법 및 기간

• 디데이 트랙(정기) : 디데이 출전팀 대상, 6개월+6개월의 입주기간

• 패밀리 트랙(비정기) : 입주, 졸업, 피투자사 대상, 12개월+12개월의 입주기간


프론트원에 입주하길 원하는 기업은 먼저 디캠프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 디데이(D.DAY)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지원해보지 않았는데, 리필리 대표님 뵈러 놀러 갔을 때 시설이 깨끗하고 좋았다.


4. 한 번에 모아 보기, 매년 시기별 입주공간 공고가 나올 때 지원사항과 지역을 확인해보면 좋다.

https://www.bizinfo.go.kr/web/lay1/bbs/S1T122C128/AS/74/view.do;jsessionid=rnbETaGgjB8n17hiUtU32FAPUlz59Imm5DFGaf2lenGyzX3tbWiLF4LEiENJAUbn.ims_bizwas2_servlet_engine1?pblancId=PBLN_00000000005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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