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입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ChatGPT)는 왜 SMR에 투자할까?

by namddang

지난 6월, SK그룹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초대형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를 대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SK는 인근 300MW급 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LNG는 석탄보다는 깨끗하지만,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다. 풍력은 친환경이지만, 날씨와 계절에 따라 출력이 들쭉날쭉하다. 즉,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안정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전력을 단일 에너지원으로는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런 한계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투자자들이 차세대 전력원인 SMR (소형(Small) 모듈(Module) 원자로(Reactor))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SMR 기술 개발을 위해 직접 테라파워를 설립했다. 여기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참여하고 있다. 오픈 AI CEO 샘 알트만도 SMR 기업 오클로에 투자했다.

이처럼 글로벌 리더와 거물 투자자들이 SMR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AI와 반도체 공장 등 전력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안정적이고 친환경 조건을 가진 후보가 SMR이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이나 빅테크의 수장들이 관심을 가지는 기술 영역은 '왜?'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원전은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고온 고압의 수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SMR은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압력용기 ('모듈'이라 부른다. 일종의 격납용기) 안에 배치한다. 덕분에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은 더 낮고, 안전성은 높아졌다.

통상 대형원전은 1,000MW 이상이고, SMR은 300MW 이하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SMR은 1/100 이하 수준으로 축소가 가능하다.


(출처: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


이러한 이유로 SMR은 차세대 원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레고 블록처럼 표준화된 모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전력뿐만 아니라 산업단지의 열공급, 수소 생산, 지역난방 등에 활용 범위가 넓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출력이 불안정할 때, 이를 보완해 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SMR 시장에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GS에너지는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Nuscale)에 투자했고, SK와 HD현대는 테라파워와 손잡았다.

미국 전문 기업과 합작을 하는 형태로 시장 진입을 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단'을 출범시켜 2031년까지 첫 원자로 모듈 상용화를 목표로 3,992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출처: 사업단 홈페이지)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과 해외 협력을 병행하며 SMR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SMR은 아직 기술 미성숙 단계다. 원자력은 특성상 안전 규제가 까다롭고, 경제성 확보도 쉽지 않다. 대표 사례가 2023년 미국 뉴스케일 파워의 첫 상용 프로젝트가 경제성 문제로 실패했다. 그 이면에서는 기술 미성숙 (FOAK(First of a Kind, 최초 모델) 리스크)이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신기술이 그러하듯 모두가 "아직 멀었다"라고 생각하는 시점이 바로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다.

재생에너지도 초기에는 비싸고 비효율 때문에 외면받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전력의 10%를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2025년 5월)


SMR 역시 멀지 않은 시기에 상용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뉴스케일 파워 케이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기회의 땅을 잡아야 한다.

특히 에너지 전환기에 선점이 중요하다. 아래 미국 사례를 보면 역시 앞서간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원자력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4배로 늘리기 위해 안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 원자로 승인 절차를 18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중요 국방시설로 지정하고, 여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향후 3년 안에 군사시설 내 원자로 운영, 개시 프로그램 수립을 육군장관에 지시했다는 내용이 있다.


위 내용을 종합한 교집합은 SMR이다. 최근에 SMR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모듈형 원자로 (MMR)도 개발하고 있다. 관련 회사 주식들은 이미 많이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누가 선점에 성공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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