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입

에어컨과 제습기는 뭐가 다를까?

by namddang

이번 주말이 처서이지만, 여전히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습도가 높아지면 집안이 눅눅해지고, 빨래도 잘 마르지 않으며, 몸도 끈적거려 불쾌감이 커진다. 이럴 때 떠오르는 가전이 제습기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에어컨에도 제습 모드가 있는데 제습기와 뭐가 다를까?"


제습기의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실내 습한 공기가 차가운 증발기 (냉각기)를 지나면,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축된다.

얼음물이 담긴 유리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과 같다.

공기를 충분히 냉각하면, 그 안의 수증기는 더 이상 기체 상태로 머무를 수 없어 물방울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물은 물통으로 떨어지고, 수분이 줄어든 공기는 다시 실내로 나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실내 습도가 낮아진다.


에어컨, 제습기, 심지어 냉장고까지 모두 냉매를 사용하는 냉동 사이클을 기반으로 한다. 냉매가 압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구조다.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압축기가 저압의 냉매 기체를 고온, 고압의 기체로 만든다. 압축기 때문에 전기 요금이 발생한다. 요새는 인버터 (가변속) 압축기로 필요한 만큼만 섬세하게 구동해 소음과 전력을 줄이고 있다.

둘째, 실외기에서 이 뜨거운 냉매가 열을 방출하며 온도를 조금 낮춘다. 실외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이유이다

셋째, 실외기에서 온 기체 냉매가 팽창밸브(J-T (줄-톰슨) 밸브)를 지나며 압력이 떨어지면 액체로 되며 온도가 떨어져 차갑게 된다. 줄-톰슨 원리라고 하며, 깡통에 있는 파스를 뿌릴 때 차가운 느낌과 같은 원리다.

넷째, 냉각기(증발기)에서 차가운 냉매가 기기 안으로 들어온 실내 더운 공기와 열교환하여 공기를 식히면서 수분을 응축시킨다.

다섯째, 열을 흡수한 냉매는 다시 기체가 되어 압축기로 돌아가고, 이 사이클이 반복된다.


에어컨과 제습기의 중요한 차이는 냉매가 흡수한 열을 어디로 보내느냐에 있다.

에어컨은 실내에서 뺏은 열을 실외기로 내보내 실내 온도를 낮춘다. 즉, 온도 조절이 주목적이다.

반면 제습기는 응축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그대로 실내로 다시 돌려보낸다. 실외기가 없고, 증발기와 응축기가 한 통 안에 함께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실내 온도는 크게 변하지 않고, 주로 습도만 낮아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약간 따뜻한 공기가 나오기도 한다.

(출처: LG전자)


제습기와 에어컨은 모두 냉동 사이클을 기반으로 수증기를 응축시킨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제습기는 습도 조절, 에어컨은 온도 조절이 주된 목적이다.

에어컨의 제습모드는 실내 온도를 낮추면서 (실외기로 열 방출) 습기를 제거하지만,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송풍 모드로 전환되어 제습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당연히 온도를 내리는 냉방모드도 제습효과는 있다. 차이는 냉방모드는 설정 온도 도달을 최우선으로 사이클이 돌고, 제습모드는 습기 제거가 최우선임으로 설정 온도 도달이 냉방모드보다 낮다. 그러므로 빨리 시원해지면서 습기까지 낮추려면 냉방모드가 오히려 전기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제습기는 설정한 습도까지 장시간 안정적으로 습도를 낮출 수 있다.


전력 소모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제습기는 에어컨에 비해 전력 소모가 대체로 적다.

따라서 덥지 않지만,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기가 전기요금 부담이 적고 효율적이다. 반면 덥고 습한 날에는 에어컨이 냉방과 제습을 동시에 해결해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정리하면, 에어컨과 제습기는 같은 냉동사이클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내에서 흡수한 열의 처리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에어컨은 열을 실외로 방출 (실외기)해 시원하고 건조한 환경을 만들고, 제습기는 흡수한 열을 그대로 다시 실내로 되돌려 건조한 환경만 만든다.

지금 집이 '덥다' 인지 '눅눅하다'인지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여름이면 에어컨, 봄, 가을에 비 올 때는 제습기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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