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은 어떻게 가라앉고 다시 떠오를 수 있을까?
잠수함을 처음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궁금해한다.
“저렇게 무거운 쇳덩이가 어떻게 바닷속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을까?”
겉으로 보면 마치 마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정교한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밀은 ‘부력’에 있다.
부력은 물속에 잠긴 물체가 밀어낸 물의 무게만큼 떠오르려는 힘이다. 고대 그리스 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던 바로 그 원리다.
잠수함도 같은 원리다.
다만, 잠수함은 자신의 무게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 핵심 장치가 바로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다. 이 탱크에 공기를 채우면 잠수함은 가벼워져서 수면 위로 뜨고, 반대로 물을 채우면 무거워져서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이 단순한 원리를 이용해 바다 위와 아래를 자유롭게 오간다.
잠수함이 잠항할 때는 밸러스트 탱크 안의 공기를 빼내고 바닷물을 가득 채운다. 그러면 잠수함의 무게가 늘어나면서 중력이 부력보다 커지면서 서서히 가라앉는다.
반대로 수면 위로 떠오를 때는 고압의 공기를 탱크 안으로 불어넣는다. 물이 밖으로 밀려나가면서 잠수함은 다시 가벼워진다. 이 순간 부력이 중력을 이기면서 잠수함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마치 잠수함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듯’ 공기와 물을 조절하며 자신의 무게를 바꾸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잠수함의 움직임은 종종 '살아 있는 기계'에 비유되기도 한다.
현대 잠수함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단순히 ‘뜨고 가라앉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닷속에서는 어느 깊이에 머무르냐가 생존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 적용되는 개념이 '중성부력(Neutral Buoyancy)'이다. 이는 물체의 무게와 부력이 정확히 같아 균형을 이루는 상태로 잠수함이 위로도 아래로도 움직이지 않고 특정 깊이에 머무를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위해 잠수함은 '트림 탱크(Trim Tank)'와 같은 보조 장치를 사용한다. 잠수함의 앞뒤에 위치한 이 보조 탱크에 물을 조금씩 이동시키면, 잠수함의 기울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마치 사람이 균형을 잡기 위해 몸을 살짝 기울이거나 팔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이 덕분에 잠수함은 깊은 바닷속에서 일정한 깊이를 유지한 채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바닷속은 깊어질수록 수압이 급격히 증가한다. 잠수함의 선체는 이 엄청난 압력을 견디기 위해 원통형에 가까운 구조로 설계된다. 이는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형태다. 우리가 잠수함을 볼 때 날렵함보다는 묵직한 덩어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잠수함이 깊은 바닷속에 오랫동안 머무르기 위해서는 추진 방식 역시 중요하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로 잠함 하다가, 배터리가 소모되면 수면으로 올라와 엔진을 돌리고 공기를 흡입해야 했다. 이 과정은 소음과 열을 발생시키며, 잠수함의 위치를 노출시키는 치명적 약점이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AIP (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 불요 추진 체계)다. AIP는 말 그대로 외부 공기 없이도 잠수함 추진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방식이 연료전지형 AIP다. 이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음이 거의 없어 적의 탐지를 피하기 유리하다. AIP가 탑재된 잠수함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수 주간 잠항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현대 잠수함의 은밀성과 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기술이다.
잠수함의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공기와 물을 이용해 무게를 바꾸고, 부력과 중력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원리를 수백 미터 깊은 바닷속에서 오차 없이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정밀한 제어, 수많은 엔지니어의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가 잠수함을 종종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는 신기한 배’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법칙을 이용한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