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가 다시 부유식해상풍력(반딧불이)에 돌아온 이유는 뭘까?
지난 8월,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들이 국내 사업을 잇달아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에퀴노르(Equinor, 노)를 비롯해 TotalEnergies, Shell 등 주요 기업들이 울산 해상풍력 지분을 매각하거나 조직을 축소한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불확실해졌고, 이에 따른 북미와 유럽 시장 정체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정책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에퀴노르가 울산 반딧불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약 6.3조 원 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떠날 듯하던 기업이 오히려 투자를 본격화한 것이다.
물론 단순한 정책 발표나 감정적 판단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의 비용 구조 변화, 한국 조선/해양 인프라 경쟁력, 그리고 정책 환경의 성숙이 맞물리며 "이제는 해볼 만하다."라는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얼마 전 제주 추자해상풍력 공모 사업에 에퀴노르는 참여하지 않았다.
에퀴노르는 울산과 제주를 두고, 주판알을 튕겨 봤을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이익공유기금 조성과 생산된 전력을 제주에만 연계하는 조건을 내세웠다고 한다. 프로젝트 수행에 경제성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돈 문제다.
울산 반딧불이 해상 풍력 사업은 울산항에서 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바다에 750MW급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외에 울산 앞바다에는 총 6.2GW (6,200MW)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 단지 개발 계획이 있으며, 이는 세계 최대 사업이다.
현재 5개 컨소시엄이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는데, 반딧불이 에너지, 해울이 해상풍력발전, KF wind, 귀신고래 해상 풍력 발전, 문무 바람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반딧불이 프로젝트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에퀴노르가 다시 울산으로 눈을 돌린 데는 울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조선/해양산업 인프라가 밀집해 있고, 이는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에퀴노르도 이런 점을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허브”로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포스코 E&C, SK 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기업들과의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서 로컬 밸류체인도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글로벌 경험을 가진 해외 기업과 한국의 산업 인프라가 맞물리면서, 투자 대비 리스크 구도가 다시 매력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유식 해상풍력은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전력망 구축, 송배전 인프라, 어업 및 해양 환경 영향, 해양 규제 및 인허가, 복합 공급망 구축 등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로 대부분 외국계 해상풍력 기업들은 “수익성 불확실성 + 해외 시장 부진 + 원자재 가격 급등 + 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한국 사업에서 발을 뺐거나 철수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퀴노르가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판단한 것은 — 위에서 본 것처럼 — 비용/수익 구조, 금융 가능성, 정책 안정성, 산업 인프라, 그리고 전략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충분히 메리트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기회를 잘 이용한다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허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조선/해양 인프라 + 기존 LNG / 해양 설계' 역량에 더하여 '부유식 풍력 + 해양 구조물 + CO2 저감 프로젝트'로 확장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