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또호레 May 22. 2024

기억나지 않는 시간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은 없다


마음에 담긴 날들이 있다. 그녀와 나의 시간은 서로 다르게 고여져 있었다.

누군가에겐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쾌쾌한 기억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그저 그랬던 어느 날 중 하나로 남겨있었다.

그냥 흘러갈 뻔한 일이었다. 또 다른 3자가 되짚어주지 않았다면.



- S가 그러더라. 그때 너한테 상처 많이 받았다고.



흐릿한 그날의 온도, 감정들이 모두 내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말했지 않았던가.

지금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남아있는 거라고. 실제와 다르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내 옆에 남아있는 사람들 그리고 떠난 사람들을 그려보게 된다.


진짜 나의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접힌 조각의 모퉁이에 남겨진 나의 시간. 나는 무엇을 남기고 싶었던가.

진짜 시간이란 건 존재하는 걸까.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다듬어진 기억들이 진짜 나의 시간을 말해줄 수 있을까.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시간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사라지는 걸까.

아련하기도, 아리기도 한 그 시간들은 모두 어디에 모여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래서 나는 기록한다. 지금도 모두에게 다르게 남겨질 이 시간의 감정, 냄새, 온도를.

나의 시간은 여전히 존재하며 동시에 흘러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