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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Apr 21. 2019

인연 1

독도에서 만난 인연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니더라도 우리 인간 자신이 그렇게 느껴지고 삶이 그렇다.

부모님의 탯줄을 끊기 전부터 우리의 인연은 시작된다.
바로 부모님의 유전자를 받아 태 속에서 자리를 잡을 때부터다.

그러니 부모 자식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불가에서는 걸어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다.

요즘 글로벌 인터넷 시대에는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그런 인연은 발생한다.
지구상 70억 인구 중에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서 모든 촉각과 걸친 옷과 신발 심지어 액세서리 또는 소유의 물건과 스치는 일이 발생한다.

이것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
그만큼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이어진다.

돌이켜보면 육십 평생 가까이 살아오면서 스치는 인연을 어찌 다 기억할 수 있을까.
그 인연 중 '여행하다 만난 사람'이란 한 꼭지를 잡아본다.

며칠 전 경상권을 여행하다 만난 분이다.
독도를 향하는 배에 함께 탔다.

그것도 바로 옆자리다.
독도 입도의 감격을 누리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말이 섞였다.

울릉도와 독도의 감회 얘기도 하면서 삶의 근거지도 오갔다.
또한 여행 스타일이나 최근 여행지, 앞으로의 여행지도 자연스럽게 대화는 이어졌다.

서울분으로 와이프가 잠시 미국의 딸내미 뒷바라지하러 가서 여행 중이라는 외모가 준수한 중년이다.
인상 선하고 마치 이웃집 형님 같다.

그래서 더 살가웠지도 모르겠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멋진 신중년이었다.

펜이보다 6년 인생 선배였다.
독도 배에서 시작된 인연은 비 오는 울릉도를 버스로 한 바퀴 돌며 몇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인연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결국 같은 숙소를 사용하고 펜이 부부와 함께 식사도 하고 행남 해안 산책로의 멋진 뷰도 함께 지켜봤다.
그러면서 사진도 찍어줬다.

그는 사진에 관한 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멋진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또한 액자에 걸어놔도 손색이 없을 사진도 카톡을 통해 선물 받았다.
사진관에 어서 맡겨야겠다.

그는 젊어을 적 일찍이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갖은 고생도 했지만 결국 사업이 잘 풀렸다.
5년 전 주식을 사원들에게 모두 넘기고 귀국했단다.


1남 1녀 모두 출가시키고 지금은 욜로의 삶을 지향하는데 사모님이 여행에 소극적이란다.
그 말에 펜이 마눌님은 부부이니까 서로 맞춰주며 나이 먹어가는 거라며 거들어준다.

1박 2일 함께 하다 캠핑카에 대한 부러움과 나 홀로 여행에 대한 부러움을 남자만 알 수 있는 눈빛을 교환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국내외 삶의 공간이 몇 군데 있으니 언제든지 카운티 캠핑카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숙소를 제공하겠단다.

한 골프 하시는 분이다.
카톡 프사를 보고 알았다.

골프대회 우승금을 모교 장학기금으로 희사하는 멋진 분이었다.
이런 소중한 인연을 이어주신 하나님이 감사하다.

그렇게 울릉도에서 헤어지고 펜이 부부는 포항 호미곶과 거제와 통영을 거쳐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분은 포항을 거쳐 펜이가 소개해준 경주 동궁과 월지를 거쳐 부산으로 향했다.
지금쯤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에 푹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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