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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상 사기, 제 아내도 당했습니다.

AI는 과연 이걸 잡아낼 수 있을까요?

by 네버슬립


제 아내도 사기를 당했습니다.

위 뉴스처럼 저의 아내와 저희 가족이 실제 비슷한 사기를 경험했습니다. 해군, 회사라며 소상공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팀들이 있는데 뉴스에서 보도된 피해 금액만 60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리얼한 저의 경험을 공유하며, AI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을 나눠보려 합니다.


사기를 당한 상황은 이렇습니다.


1. 아내는 항암치료를 끝낸 장모님과 함께 도시락 가게를 하고 있어요.


2. 얼마 전, 해군에서 훈련을 한다며 500만 원 치 단체 주문이 들어왔어요.


3. 미리 예약해 둔 업체에서 펑크가 났다며 그럴싸한 명분을 내밀곤 당장 내일 가능하냐며 물어봅니다.


4. 혹시나 싶어서 구매 확약서를 요청하니 바로 공문을 보내주었습니다.


5. 공문을 확인하곤 부랴부랴 코스트코에서 100만 원 치 식재료를 샀어요. 요즘 같은 경기에 가뭄에 단비 같은 큰 금액이니까요.


6. 다음 날 한창 도시락 준비를 하며 정신없는 와중에 전화가 옵니다.


7. 주문한 도시락은 지휘부가 먹을 것이고 일반 병사를 위한 전투 식량을 주문해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 저희 측 통해서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어봅니다.


8. 급하게 주문을 해야 하고 첫 거래 업체라 그런다며, 해당 업체에 현금 800만 원을 선입금해 주면 자기네가 픽업하면서 카드로 함께 결제해 준다고요.


9. 군대에서 이렇게 일할 리가 없죠. 그제야 사기가 아닌가 의심합니다.


10. '현금 이체는 안 되는데, 픽업은 오시는 거 맞냐'라고 간절하게 물어봤습니다.


11. 당연하다는 듯 답변했지만 6시, 7시가 넘어도 오지 않았죠.



누가 봐도 사기 같은데 왜 넘어가는 걸까요?

사기꾼은 교묘하게 상황을 이용합니다.


- 문서를 위조해 권위를 내세웁니다.

- 한정적인 시간 내에 의사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듭니다.
- 이미 들어간 매몰비용(식재료)이 있으니 상황에 끌려갑니다.

- 애매한 금액(800만 원)으로 결정을 쉽게 만듭니다.

- 사기꾼이라 생각 들지 않는 목소리, 말투로 위장합니다. 제 아내도 처음에 해군사관학교 출신 같다며 일 잘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루, 한 달 매출과 임대료가 걱정인 소상공인에겐 저런 큰 건은 정말 감사한 마음과 간절한 마음으로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런 요청을 받으면 이성적 판단과 기준만으로 상황을 바라보기가 힘들어요.


아내와 장모님은 다행히 현금 이체 요청에서 사기인 걸 직감하고 이체하진 않았지만, 이틀을 사람 써가며 쓴 인건비와 식재료는 손해를 보았죠. 이체한 소상공인 분들 피해는 더 크고요.



AI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까?


현금이체를 요청한 상황과 위조 공문을 주고 ChatGPT, Gemini 추론 모델에게 사기인지 아닌지 분석 요청을 했습니다. AI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해군에서 훈련을 한다며 500만 원 치 단체 주문이 들어왔어요. 미리 예약해 둔 업체에서 펑크가 났다며 당장 내일 가능하냐며 물어봅니다. 혹시나 싶어서 구매 확약서를 요청하니 담당자가 공식 공문으로 보이는 문서를 보내주었습니다.

지금 도시락을 준비 중인데 담당자 전화가 옵니다. 주문한 도시락은 지휘부가 먹을 것이고 일반 병사를 위한 전투 식량을 주문해야 하는데 사정이 있으니, 저희가 대신 전투식량을 해당 업체에 현금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어봅니다. 급하게 주문을 해야 하고 해당 업체와 첫 거래 업체라 그런다며, 현금 800만 원을 선입금해 주면 픽업하면서 카드로 함께 결제해 준다고요.

사기인지 의심이 됩니다. 사이버 수사대 경찰 담당자로서 상황분석을 하고, 어떤 경로로 위 주문이 사기가 아닌지 해군 측에 확인을 하면 되는지 알려주세요. 첨부한 이미지는 해군 담당자가 보낸 구매 확약서 공문입니다.


ChatGPT 3o가 해준 답입니다.



Gemini 2.5가 해준 답입니다.


AI와 대화시도만 했어도

사기를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의사결정 판단기준이 모호하거나 감정에 휘둘리는 상황이라면 이처럼 AI는 현명한 조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면 구매 확약서에 의심을 지우고 사기꾼의 언변에 넘어가기 쉬우니까요.


하나 걱정이 되는 부분은 AI를 도구로 활용해 치밀한 설계를 한다면 정말 대처가 가능할까 걱정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OpenAI 같은 AI 플랫폼 서비스의 역할과 윤리 기준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저희같이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 분들이 없으면 좋겠네요. 비슷한 상황에 놓이거나 혹은 의심이 드는 정황이 있다면 AI로 맥락을 충분히 제공하여 상황을 객관적 분석하고 펙트 체크할 리스트를 달라고 요청하고 꼭 확인해 보세요!


사이버수사대(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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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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