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 카스델라무지카 공연과 앙꼰해변

쿠바 여행 8일 차 _트리니다드_앙꼰해변

by 지음

이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도심 지역을 마음껏 둘러보는 시간이다. 실제 마요르 광장을 중심으로 지역이 크기 않기에 우리는 각자 자신의 관심이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우리 부부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향했다. 마요르 광장 앞에는 트리니다드 교회 앞에서부터 시작했다. 실제 트리니다드라는 말은 기독교에서 쓰는 ‘성삼위일체’라는 뜻이다. 즉 스페인에서 전해진 천주교의 이름, 세계관이 반영된 도시명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식민지에 도착한 스페인들이 여기에 하루라도 빨리 정착하고 싶고 자기가 떠나온 것과 이름이라도 다르지 않도록 스페인식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 마요르광장의 성당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사탕수수 대부호의 저택 중 하나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마요르 광장 주변의 집은 현재는 까사로 사용되는 것도 있지만 최근에 색을 칠한 것 같이 건물 외관이 말끔하고 잘 정리된 느낌이 든다. 주로 파란색을 많이 사용해서 벽면을 칠했다. 파스텔톤의 색깔이 이 도시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노란색은 정열의 태양을 상징하고, 짙푸른 파란색은 하늘을, 초록색은 자연을, 분홍색은 꽃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말로 4가지 색상을 도시 곳곳에 잘 분배해서 칠해 놓았다.

[ 트리니다드의 시내, 도로바닥이 돌로 이루어져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트리니다드 길을 걷다 보면 약간은 시간이 정지한 느낌이 든다. 오래된 건물과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마차와 현지인들을 보면 여기가 예전에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우보이 모자를 하고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보인다. 저 남자는 여기 사는 주민인가? 아니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에서 고용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자동차만 지나가지 않는다면 여기는 예전의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같다. 길목마다 있는 상점의 물건들은 비슷하다. 일주일째 여행을 하다 보니 눈에 보이는 기념품들이 다 거기서 고만고만하다. 기념품을 몇 가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하고 그것을 포장할 만한 박스도 없어 우리는 마지막 날에 사기로 했다.

[ 마을에는 마차와 자전거, 오토바이가 다니고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가끔씩 마주치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다. 어느 나라 사람일까 하는 생각에 스치면서 듣게 되는 한국말은 참으로 반갑다. 머나먼 쿠바에서 한국말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인데 참 용감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젊었을 때 이렇게 반대편에 있는 나라를 구경한다는 것이 앞으로 얼마나 커다란 자산으로 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모일 시간이 되어 마요르 광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가 한 대 멈춰 선다. 바퀴는 정말로 얇은 철로 되고 마부 뒤편으로는 마주 보게 된 빨간색의 시트와 파란색의 차양이 덮여 있다. 거기서 내리는 분은 신나와 로이스 누님을 포함한 우리 일행이었다. 그 마차를 타고 여기 일대를 다녀오신 것 같다. 마차를 끄는 마부가 젊기도 하고 핸섬하게 생겼다. 마차에서 내리면서 마부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또한 여기에 호응하는 마부의 매너도 만만치 않다. 누님들이 좋아하는 포즈도 취해준다. 구경하는 우리 일행에게도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물론 나와 필라르 형님처럼 남자는 빼고 말이다.

[ 마요르 광장에서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니는 마차와 마부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광장에는 예쁜 꽃들과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벤치를 준비해 놓았다. 또한 한 편에는 동상이 서 있다. 그런데 다가서서 보니 동상이 아니고 청동상처럼 분장을 하고 서 있는 예술가 겸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기도 하는 사람이었다. 해적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유심히 오래 보지 않으면 동상처럼 다가갈 수도 있다. 쿠바에는 이렇게 특수 분장을 하고 돈을 버는 사라도 꽤 있는 것 같다. 매일 해야 하는 그 분장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광장 앞 초록색 대문이 있는 큰 건물에서 각자 자리를 잡고 여기서 단체 사진을 찍는다. 잠시 후 저녁을 먹고 여기에 다시 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그렇게 트리니다드 도심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이틀간 묶을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트리니다드에서 약 12-13km 떨어진 곳에 있는 까실다만를 끼고 있는 앙꼰 해변이다. 앙꽁 해변은 카리브해를 마주하고 있으며 그곳에는 올인크루시브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반대편 대서양을 마주 보고 있는 곳도 있지만 올해는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트리니다드를 벗어나니 얼마 가지 않아도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반도처럼 튀어나온 곳이 앙꼰 해변이고 이 해변을 따라 까사가 자리 잡고 안쪽에는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 대저택 앞에서 단체 사진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리조트 이름은 Momories Trinidad del Mar이다. 이곳에서 이틀간 머물게 되는데 리조트 입구가 꽤 넓고 개방되어 있다. 각자 가방을 내리고 체크 인을 하니 손목에 놀이동산에서나 묶어주는 팔찌를 하나씩 채워준다. 여기에 묶는 동안 이 팔지만 보여주면 먹는 것부터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한다.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호텔 중앙에 자리 잡은 수영할 수 있는 Pool이 좌우로 보인다. 숙소는 해변가에 인접해 있다고 한다. 숙소는 2층짜리로 되어 있다. 해변가와 인접한 숙소와 안쪽으로 있는 숙소 2줄로 되어 있다. 아쉽게도 바다와 인접한 쪽은 아니었다. 하지만 숙소에서 몇십 미터만 걸어가면 카리브 해안이 나온다. 방안에는 오후에 보았던 교회당 건물이 침대 머리맡에 사진으로 붙어 있다. 빨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오늘이라도 한 번 더 카리브 바다에 몸을 담그자고 의견 일치를 봤다.


[ 앙꽁해별의 전경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수영복을 입고 나가니 확 트인 바닷가가 보인다. 숙소에서 모래사장을 좀 걸어 나가면 야자수 잎으로 만든 파라솔과 넓게 펼쳐진 바다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힘이 느껴진다. 저녁이 다 되어 많은 사람들이 다 숙소로 들어가고 늦게 도착한 우리 일행과 몇 사람이 없었다. 벌써 누님들도 수영복을 입고 나오셨다. 갑자기 필라르 형님과 알로하, 보와 함께 물에 들어가기 꺼려하는 누님과 동생들을 번쩍 들어 카리브해에 마음껏 던졌다. 정말 오랜만에 짓궂게 사람들을 물속에 던져보는 것 같다.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교회 수련회에서 이런 장난을 해본 이후 정말 오랜만이었다.


[ 올 익스크리시브 리조트의 로비 전경 @ Artistway - Travel for Life ]fhql


잠시나마 바닷물에 몸을 적시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객실동 옆에 있는 식당 건물에 들어섰다. 과연 리조트답게 엄청나게 넓고 음식이 다양했다. 우리를 포함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와 착각하게 생길 정도로 외모가 비슷한 일본 노인 여행객들도, 그리고 유럽에서 온듯한 사람들도 있었다. 식사는 다양하지만 더운 나라서인지 좀 짜거나 달달한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역시 먹을 것은 해산물과 고기류가 전부였다. 다만 생맥주나 와인, 칵테일은 먹고 싶은 대로 리필이 되었기에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 카리브 해의 일몰 풍경 ]
[ 카리브 리조트의 야간 전경 ]

저녁을 먹고 우리가 가야 하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오후에 들른 트리니다드의 중심지인 마요르 광장 옆에 있는 성삼위일체 성당이다. 그 성당의 옆에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다. 거기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인터넷을 즐기는 곳이지만 밤에는 공연을 하기 위한 무대로 꾸며지는 곳이다. 한쪽에서만 보면 공원이지만 교회 옆으로 이어지는 곳은 저녁에 공연을 위한 무대이다. 어쩌면 도심에서 높은 곳에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 마요르광정, 섬상뮈 일체 성당의 공연 전 모습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약간 늦은 것 같았다. 어제 노동자 광장에서 본 교향악단과는 달리 여기는 유료 공연이 열린다. 무대로 보이는 교회 옆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는 뒤쪽 위로 올라갔다. 자리는 마음대로 마음에 드는 곳에 앉으면 된다. 널찍하게 앉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일부는 뒤에 플라스틱 의자에 앉기도 하고 일부는 공연을 잘 보기 위해서 돌로 된 계단에 앉았다. 물론 입장료에 포함된 칵테일을 한 잔 씩 배달이 된다. 여기에는 칵테일을 주문받고 배달해주는 직원들도 있다. 무대에는 쿠바 음악과 살사가 주로 연주된다. 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도 악기와 의상을 맞추어 입고 있다.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대 앞에는 살사를 출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얼핏 보면 전문 무용수가 있고 일부 관광객들을 나와서 춤을 추면 상대 역을 주로 해주는 것 같다. 춤을 추는 솜씨들이 보통 수준 이상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와서 춤을 추려면 용기도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춤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춤을 추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리드를 해주는 사람의 기술도 탁월한 것 같다. 살사를 추는 데는 남녀노소가 필요 없다. 족히 우리나라 나이로 일흔이 넘어 보이는 남자분이 여유 있게 춤을 춘다. 춤이 몸에 배어 든 것이 아니라 몸이 춤에 맞추어진 듯하다. 잠시 있으니 2-3사로 보이는 꼬마 숙녀가 나와서 신나게 춤을 춘다. 리드를 해주는 사람이 아빠인지 삼촌인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의 호흡도 완벽하다. 저렇게 어린 나이부터 춤을 추니 자연스럽게 쿠바노에게는 살사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 공연 관람을 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우대 앞에 모여 있다 @Artistway ]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과는 달리 무대 뒤편 우리 일행에게는 재미난 사진 찍기 놀이를 하고 있다. 5명의 왕비와 공주, 즉 파란님, 써니 님, 신나님, 춤바람님, 플로라님이 한 사람 몰아주기 사진 찍기를 하고 계신다. 한 명은 예쁜 표정, 나머지 4명은 최약의 표정으로 한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게임이다. TV에서나 본 것 같은 게임을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너무 몰입해 있다. 살사보다 자신의 예쁜 얼굴 사진 한 장 건지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리라. 실제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 곳의 공연은 트리니다드에서 꼭 봐야 하는 공연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공연장을 내려서 버스를 타러 내려가니 곳곳에 실내에서 예쁜 조명과 음악이 거리를 흘러나와 적시고 있다. 우리가 본 야외 공연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곳곳에 실내에서 음악을 즐기는 라이브 클럽 같은 곳이 여러 곳이 있는 것 같다.


버스에 올라 호텔로 돌아왔다. 로비에 도착하니 피곤한 표정이지만 뭔가 아쉬운 표정들이 있는 분이 몇 분이 보인다. 라운지로 향했다. 호텔 로비 겸 라운지가 식당 우측에 자리 잡고 있었다. 거기서는 커피를 포함한 음료, 칵테일을 24시간 제공한다고 하니 역시 올인클리시브 리조트답다. 여기서 우리는 오늘 저녁 다시 한번 카리브해의 밤을 즐기기로 눈이 맞은 사람끼리 자리를 잡았다. 오전에는 장시간 이동을 하고 트리니다드 시내를 걸어 다녀서 피곤하신지 공연을 보고 돌아온 후에는 숙소로 대부분 향하신다. 그래도 뭔가 아쉬운 몇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오늘은 필라르 형님이 개인 숙소를 사용하시는 그곳에서 모이기로 했다.


형님이 묵는 숙소에 들어섰다. 둘이 사용하는 숙소와 다른 것은 없지만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형님의 이동 주방이었다. 형님이 가지고 다니신 여행 가방은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주방이었다. 회를 뜨는 전문 사시미 칼과 식초, 식가위, 웬만한 주방에서 쓸 수 있는 것은 다 있었다. 물론 먹거리는 골뱅이 통조림, 오징어 포, 라면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먼저 자리를 잡고 미리 준비한 야채를 다듬어 골뱅이 무침이 완성되었다. 물론 써니 누님이 준비하고 모든 것을 뚝딱 차려낸 후에 카리브해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소주 한 잔에 골뱅이 무침을 먹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이었고 하나의 추억이었다. 우리는 그날 밤에 추억을 먹고 있었다. 거기에 라면의 면만 끓여서 찬물에 식히고 거기에 다시 초고추장을 넣어 먹는 소면을 흉내 낸 면 요리는 마지막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새벽을 밝히고 있었다.


하늘에는 정월 대보름 달이 떠 있었다. 한국은 아니지만 카리브해의 대보름달은 밝기도 했고 엄청나게 크게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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