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han yesterday - MC 스나이퍼
How bad do you want it?
고등학생 시절, 여고를 다니던 내가 절친한 친구와 노래방을 가면 한 곡의 노래만 계속 반복해서 불렀다. 강한 비트와 전투적이고 강렬하면서 정말 긴~ 노래.
바로 Better than yesterday 였다.
그때도 무진장 사랑받는 노래였지만, 여느 친구들이 좋아하던 남자 아이돌들과는 다른 풍의 노래였기에 내색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좋아했다. 어렵고도 빠른 가사를 지금까지 외우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좋아했었나 보다. 사실 담고 있는 그 간절함과 고군분투 가사 내용이 혼란스럽던 그 시절의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것도 같다.
그러던 요즘, 다시금 이 노래가 자꾸 맴돈다. 입을 통해 흥얼거리며 삶의 전투 속에서 신발 끈을 굳게 매게 된다. 살되, 남들과의 경쟁보다는 스스로의 도전에 의의를 두는 조금 동떨어진 삶. 누군가는 낙오자라고 지칭할 수 있는 내 삶에 조금 더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오늘 글은 바로 그런 나의 마음을 담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 할 수 있다는 자아 효능감을 얻기 위해 오늘은 캔버스 크기를 키웠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8절 사이즈의 수채화용 스케치북을 구입했다. 시원시원하게 그림 그리는 주변인들에게 자극을 받게 됐다. 작은 캔버스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림을 그리던 내게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온 것 같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저 그렸다.
좋아하는 물감을 잔뜩 써서 평소보다 크게. 타인의 그림이 아닌 내 시선을 담은 그림을 그렸다. 그리다 보니 금방 완성됐다. 역시 할 수 있었다. 작디작은 도전이 내게 또 한 번의 성공을 안겨주었다.
이거면 됐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더딘 발전. 이 순간이 있어야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나의 용기에 칭찬을 해줄 스스로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나의 그림 생활을 위해 오늘도 조금씩 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