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직업은 분리하세요
취미와 직업은 분리하세요
나는 두 번의 이직 끝에 전공을 살려 취업을 했다. 평생 살아온 동네에서 나와 함께 자란 도서관에 취업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드디어 사서가 된 것이다. 사서가 되기 전에는 IT기업에서만 일을 했다. 주로 사무직이면서 외근도 잦았다. 도서관 프로그램 업체에서 일할 때는 미팅을 하면 만나는 사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는 될 수 없었기에 ‘을’의 입장이어서 그들의 존재가 더욱 커 보였다. 그 사실을 극복할 수 없던 나는 전공과는 완전히 무관한 두 번째 회사에 취직했다. 그래야 남의 떡이 커 보이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매일 야근에 시달렸다.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 일이 잦아졌다. 시간이 지나자 가치관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P와 언니의 도움으로 사서 모집 공고를 발견하고 원서를 넣었다. 지원과 합격까지 4개월간의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좌절과 기쁨의 연속이었다. 당찬 포부를 갖고 입사를 했지만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똑같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는지 많은 의문이 든다. 책이 좋아 전공을 살리고 싶어 사서가 됐는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었다.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게 되니 욕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 졌다. 그런데 오히려 갈증만 심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책을 마음껏 읽지 못해 병이 날 지경이 되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전 회사보다 급여가 많이 줄었는데도 급여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었다. 단지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해졌다. 그래서 취미는 직업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고 하나보다.
오늘도 애써 가로눕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누이며
불면과 숙면의 기로에 서있다.
도대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돈을 벌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을까.
생각이 많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