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권태로움 속에서

월급 루팡 가끔 해도 괜찮아

by 풍요

일상의 권태로움 속에서

월급 루팡 가끔 해도 괜찮아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는 순환 근무를 한다. 자연스럽게 바쁜 곳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근무지가 있다. 나는 요즘 덜 바쁜 근무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내가 바쁘게 움직이면 얼마든지 알차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근무지에서 너무 바쁘게 살았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니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내가 월급 루팡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친구 중에 본인이 월급 루팡임을 밝히는 이가 있다. 바쁜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레 조금 느슨한 기간이 오기도 한다. 가끔 얻는 자유는 달콤하다. 단지 그런 시간이 지속되면 아무도 주지 않는 눈치를 보게 되는 내 성격이 문제다. 왠지 당장 처리할 일이 없으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친 기분이 든다. 불안해서 일을 찾아본다. 그러다가 지쳐서 딴짓을 하면서 쉰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무기력해진다.


20대 끝자락, 내가 상상했던 나의 직장생활 모습은 이렇지 않았다. 전문성을 갖춘 커리어 우먼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장 내에서 어느 정도 안정감은 가질 줄 알았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매일 퇴사를 고민한다. 직장인은 내 적성이 아니라며 직업을 부정한다. 그리고는 또 허송세월을 보내며 후회한다. 이런 패턴이 지속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가해서 ‘노는’ 시간도 있다. 매일 기계처럼 일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에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검사받고 확인받는 아이처럼 말이다. 일의 성취와 보람의 기준 또한 개인의 잣대임을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월급 루팡의 시기가 와도 ‘이럴 때도 있어야지’라며 쿨하게 즐길 수 있는 직장인이 되고자 오늘도 열일 후 딴짓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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