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좋아하게 됐다

29살,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by 풍요

걷기를 좋아하게 됐다

29살,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작년에 이직한 이후로 직장과 집이 매우 가까워졌다. 왕복 2시간 반이 넘던 거리가 30분으로 단축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통카드 비용이 줄었고, 걷는 시간이 늘어났다. 하이힐은 전혀 신지 않게 되었다. 굽 높이가 5 cm가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가벼운 플랫이나 러닝화를 주로 신는다. 발 여기저기 생겼던 굳은살이 사라졌다.


과거의 나는 걷는 것을 끔찍하게도 싫어했다. 가까운 거리도 걷기 싫어서 대중교통을 탔다. 산책의 묘미를 잘 알지 못해 항상 운동량이 부족했다. 그런 내가 걷기 시작한 후 건강해졌다.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고 고객에게 갑질을 당하던 나는 각종 질병들을 앓았다. 평생 겪어보지 못한 병들을 직장생활을 하며 겪게 되었다. 남의 돈을 받고 나의 노동력을 파는 일은 생각보다 더 고됐다. 마음과 몸이 지칠 때쯤 걷기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머릿속이 비워진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음속 짐들을 한 겹씩 벗겨낸다. 볼이 발그레해질 정도로 체온이 오르고 숨이 가빠 오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이제야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 든다.


걷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후로 여행에 걷기 코스를 꼭 추가한다. 낯선 동네에서 여행자의 마음으로 길을 걷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꽃이 피어 있는 들판, 지나가던 터줏대감 고양이, 맑고 푸른 하늘을 마주치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렇게 걷다 보면 1만 보를 채운다. 오늘은 왠지 운동과 여행을 함께해서 기분이 더 좋아진다.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행복에 가까운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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