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주를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세종으로 이주한 5명의 여성으로부터 익명의 사연을 엮었습니다.
환경 분야 공무원입니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형 공장들에 대한 환경 관련 인허가를 내주고, 관련 환경 기준 등 제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순환보직이라 환경 분야 내에서 세부 업무 내용은 계속 변동됩니다. 일하면서 찾는 의미 중 가장 큰 것은 자아실현과 성취감입니다. 공직에 있어 특히 그 과정에서 공익을 실현한다는 보람도 있습니다. 생활과 밀착된 정책을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쏭, 이주 8년 차)
대학원에서 학생과 교원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이유는 최대한 '나로 존재하기 위함'입니다. 몇 년 전에 첫 출산을 경험했는데, 이후에 아기를 돌보느라 휴직하는 동안 더 굳어진 생각은 '최대한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이나 자리를 공고히 해야겠다'는 거였습니다. 아이의 존재가 귀하고 책임을 다하고 싶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유에서 나의 시간과 삶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토대로 저만의 사업을 꾸려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amacamera, 이주 6년 차)
저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삶과 일은 무관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 일은 저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며 사람을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뚜디니야, 이주 2년 차)
브런치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은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치'라고 생각해요. 제 능력과 시간이 좋은 곳에 사용될 때 정말 큰 기쁨을 느끼곤 해요.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남편에게 참 고맙고 미안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를 가장 많이 생각합니다. (수도고리부인, 이주 1년 차)
세종은 넓지 않기 때문에 삶과 회사가 분리되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그리고 부부가 모두 세종에서 일하는 경우엔 회사 이야기를 더 자주 나누는 것 같아요. 일과 삶 분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걸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회사 동료가 곧 세종 지인이라서 어찌 보면 일과 삶이 완전히 분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도리어 좋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amacamera, 이주 6년 차)
에코 라이프를 실천하기에 참 좋아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편하거든요. 또 호수공원과 전월산, 원수산 등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주변에 있어 매일 여행하는 것 같아요. (뚜디니아, 2년 차)
저는 자연을 굉~장히 좋아해요. 지난겨울부터 올가을까지 세종의 사계절을 마주하고 있는데,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세종에서의 삶에 정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지만, 굳이 한 가지를 불편한 점을 꼽자면 지하철의 부재예요. 제가 운전을 못 해서 서울의 지하철이 주는 편리함은 쪼끔 그리운 것 같습니다. 그냥 운전을 빨리 배우려고요. 하하 (수고도리부인, 이주 1년 차)
집과 회사가 가까운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정말이지 직장·주거 근접은 인간의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출퇴근으로 인한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아요. 반대로, 백화점이 세종에는 하나도 없다는 게 충격이에요. 뭘 꼭 사지 않더라도 물건들을 구경하고 식품 코너라도 돌아보는 게 즐거움이었는데 그런 걸 못해서 아쉽습니다. (루시, 이주 1년 차)
미혼인 분들 중에 이 지역에서 이성을 만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역도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이 제한되어 있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주변 지역에 계속 연결고리를 가지고 만남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macamera, 이주 6년 차)
아무도 살지 않던 곳에 새롭게 생긴 도시이다 보니 누가 이주해오든 친구나 가족이 없을 거예요. 외로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여기저기 국내 여행을 다녀보세요. 어느 지역을 가든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쏭, 이주 8년 차)
배우자나 본인 직장 때문이 아니라면 굳이 이주하실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초등학생 때까지는 아이 키우기 좋다고 하는데 빠르면 중학생 때, 늦어도 고등학생 때는 학군 찾아서 도시로 가더라고요. (루시, 이주 1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