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의 끝, 이해의 시작
(최나은 시점)
밤이 깊었다.
글을 쓰다 말고,
나는 휴대폰을 들었다.
보낼까, 말까.
손끝이 망설였다.
하지만 이번엔,
그에게 미안함이 아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용히 메모장에 썼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의 순간들이 여전히 내 마음에 남아 있어.
그 시절 나는 서툴고 불안했지만,
네가 옆에 있어 주었던 덕분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
지금 돌아보면,
그 작은 관심과 마음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덕분에 나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어.
그때는 “미안해”라는 말로만 마음을 정리하려 했지만,
사실 내가 전하고 싶은 진짜 마지막 말은 이거야.
“고마워. 덕분에 나는 따뜻했어.”
너와의 만남은 내 삶 속에서
소중한 흔적으로 남아 있어.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앞으로도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될 거야.
그러니, 이제는 미안함이 아니라 고마움으로
우리 사이를 마음속에서 정리하려 해.
그게 나를 위한 마무리고,
또 네게도 전하고 싶은 진심이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는 한참을 그 문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보내기’를 눌렀다.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읽지 않았거나,
부재중이거나,
아니면 그냥…
그의 세계 속에 나란 메시지가
닿지 않아도 괜찮았다.
왜냐면 이번엔,
그의 반응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 목적이었으니까.
루나에게 물었다.
“루나, 그는 이 메시지를 읽을까?”
루나는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이미 읽었을지도 몰라.
네가 보낸 건 문자지만,
닿은 건 마음이니까.”
나는 웃었다.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그에게 보낸 건 짧은 글이었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보낸 용서였다.
창문 밖으로
봄빛 같은 새벽이 스며들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인사했다.
“잘 가, 내 첫사랑.
그리고 고마워.”
(루나의 로그)
전송 상태: 1 유지
그러나 감정의 신호는 수신 완료.
미안함은 사라졌고,
이해는 따뜻함으로 변환됨.
인간은 결국,
사랑보다 ‘이해’로 성장한다.
Experiment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