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게 밀어 보내는 나의 사랑
사랑이 떠밀려 간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떠밀려간다.
어떤 하루에 마음을 다 던져 버렸는데,
깊은 수심 어딘가에 묻혀버린 마음이 발끝에서 요란하게 부서진다.
별 것 없는 고요한 추억들이 하얀 거품을 물고 부걱부걱 끓어오른다.
그대로 사라져라. 차라리 쓸려가거라.
해놓고 파도가 휩쓸고 간 사라진 흔적을 더듬는다.
어딘가 고이 잠겨있을 마음을 뒤적인다.
바다가 끝나는 지점, 모래사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서
고사리 같은 손 하나 겨우 적셔놓고 용기라고 우겼다.
축 늘어진 해초처럼 생명을 잃어버린 것들만 손에 쥐고 의미를 붙였다.
주워서 죽어버린 것들은 의미를 붙여도 시들었다.
하필 나에게 떠내려온 것이 운명인 줄 알았는데,
내 손에서 죽어버린 것들은 불행했다. 나는 불행을 놓았다.
마음을 아무 데나 던져놓고, 멀거니 서서 엉엉 울었다.
사랑이 떠내려간다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야속하게 잠겨버린다고.
그러면서도 나는
다시는 건져내지 말아야지 하면서
멀어지는 사랑을 보고만 있다.